지난 달 20일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어느 새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떠나지 않는 불청객이 됐다.
완주군의 경우, 지난 해 7월 6일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7개월여가 지났다. 2월 16일 현재, 완주군의 확진자는 31명이다. 완주군의 선제적 대응 덕분에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군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비롯 군청 공무원, 읍·면 직원, 기관사회 단체 등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여기에다 이 사람의 이름도 꼭 넣고 싶다. 바로 용진읍 원상운 마을 이장 소병오(61)씨다. 작년 3월부터 거의 매일 소독 분무기를 메고 홀로 방역활동을 펼쳐왔다.
일주일에 하루는 어린이집과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이틀은 행정복지센터, 농협, 신협, 파출소 등 용진읍 관내 관공서를 돌며, 방역을 해오고 있다.
그러니 용진읍 주민들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누가 시키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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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진읍 원상운 마을 소병오 이장이 방역장비를 착용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완주전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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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농사, 밭농사를 짓고, 흙건축 일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이 많이 줄었어요. 그나마 이장님들 중에 제가 가장 시간이 많이 남아 방역활동을 하게 됐어요.”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이처럼 간단했다. 1년 가까이 하다 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어린이집의 경우, 아이들이 많은 아침시간은 피하고, 대부분 집에 돌아가는 오후 4시 30분부터 하루 4~5곳을 정해 소독 방역을 실시한단다.
방역소독을 하면서 여러 번 고민해야 할 때도 있었다. “로컬푸드매장도 꾸준히 소독을 해왔는데요. 언젠가 TV에서 소독제가 인체에 해로운가? 괜찮은가?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는데, 방송을 보고 손님들이 매장에 오는 것을 꺼리거나, 두려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도 분말이 아니라 액체라 무게가 있어 금방 가라앉아 호흡기로 스며드는 경우는 없겠다고 판단, 영업이 끝난 시간에 맞춰 소독을 해오고 있다고.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해왔고, 끝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소독을 하다보면 주민들의 안전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확진자를 줄일 수 있다면 더욱더 열심히 해야죠.”
그는 올해 7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다. 이장이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장을 맡겨준 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표했다.
오늘도 어디선가 소독 분무기를 메고 열심히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을 소병오 이장이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글을 맺는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고,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사업이나 직장,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많은데요. 우리가 조금만 참고 견디면 코로나가 끝나는 날도 빨리 오지 않을까요? 좀 더 힘내시고, 방역수칙도 철저히 지키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