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552회-통합 957회) : 연년생 아닌 한둘만이라도

admin 기자 입력 2026.02.27 09:47 수정 2026.02.27 09:47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연년생은 한 살 터울 형제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은 애 적게 낳거나 아예 출산하지 않아 이 말 듣기도 어렵다. ▲몸 풀자마자 임신, 첫돌 전에 낳는 경우 산모와 그 가족의 수고 남들은 모른다. 태어남과 죽음을 함부로 말함이 도리 아니며 존엄한 인간사 조심스러우나 앨범 속 옛 사진 들여다보는 폭 잡고 받아들이자.

먼저 태어난 형은 엄마 젖을 빼앗긴다. 모유가 절대적인 시절 엄마 젓 나눠 먹이니 둘 다 배고파 보채면 식구들 애가 탄다.

형은 젖 일찍 떨어져 빼빼 말라 영양실조로 죽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하나가 병나면 육아 환경이 나빠 전염되기 쉽다.

엄마는 밤잠이 설고 낮엔 일 대간해 건강 이상이 따른다. 힘든 거야 그렇다 치고, 천국에 가면 홀아비가 애들을 거두어야 한다. 할머니가 있는 집은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다. 손자 둘을 맡아 열 살 넘게 키워내다 보면 백발이 늘고 허리 구부정 치마폭 늘 땅위를 끌고 다닌다. ‘애들 철들어 결혼만 시키면 죽어도 한이 없다.’ 이 말 입에 달고 산다.

손자들 40-50되면 어머니 할머니 생각을 못 잊어 거울을 들여다보니 귀 밑 머리가 희어진다. 기제사(忌祭祀) 상 앞에 꿇어앉아 축문 소리를 들으면 살아온 사연마다 실타래 풀려나듯해 눈물이 난다. 그리움→아쉬움→여러 추억…울음보가 터져 나온다. 이게 추모(追慕), 애도(哀悼) 호천망극(昊天罔極)이기에 제사 미신이 아니었다.

▲애 하나 기르기도 벅찬 일인데 쌍둥이 양육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 △목사 딸 안하영·예은 △무용인 심가영·가희 △개그멘 이상호·상민… 부러워 하지만 젖 두 개로 두 자녀 키우기란 하늘에서 낸 사람 아니면 하기 어려운 모성애 덕이다. 하나 기르기도 힘 드는데 가난한 집안에서 신도 둘, 옷도 두 벌…사기 한숨 나왔다.

▲아이 많은 걸 축복이라고 여기는 김환(27)-박두레(35) 부부는 2022년 8월 네 쌍둥이를 품에 안았다. 국내 최초 자연분만으로 탄생한 네 쌍둥이는 미숙아로 태어나, 넷 다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고, 그중 큰 딸 ‘문별’은 장 수술을 받아 5개월이 넘어서야 집에 왔다. 잠시도 조용할 틈 없이 눈물과 웃음이 번갈아 넘치는 집안이다.

부부 육아전쟁(?) 속을 들여다보니, 김환 씨는 어릴 때 부모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라 외로움이 많았던 청년이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김환 씨에게, 아기 많이 낳고 싶어 하는 ‘두레 씨’, 환상의 배필을 만나 나이 차가 크지만 행복하단다(KBS 인간극장).

“혼기 찬 젊은이여! 한 번 가면 못 올 세상 씨는 떨어뜨리고 가야 하지 않소! 대가 끊어지다니…?”

전에는 절손(絶孫)이 죄요 불효(不孝)라 했다. 출산이 최고 애국 애족이며, 말년에 천덕꾸러기 되지 않으려면 자녀 있어야 한다. 늙어 병났을 때를 상상해 보라. 물 한 모금!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저작권자 완주전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