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주인인 운주농협의 이미지를 실추 시키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
정성권 운주농협 조합장이 최근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지역 곳곳에 게첨된 것과 관련,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실제 지난 주 운주·경천면 지역에는 “조합을 농락한 자, 더 머물 자격 없다”, “조합의 돈은 조합원의 것이다! 조합장은 물러나라!”, “가족을 동원한 사익추구, 조합장 즉각 사퇴하라” 등 조합장에 대한 강한 불만과 항의성 내용을 담은 현수막 수 십장이 내걸렸다.
심지어 조합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현수막 전체에 빼곡하게 담은 ‘성명서’도 도로 곳곳에 게시됐다. 모든 현수막엔 마치 전체 대의원들이 동의한 것처럼 ‘운주농협 대의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게첨됐지만, 확인 결과 사실과 달라 상당수 대의원들이 분노를 느끼며 주동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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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전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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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얼핏 현수막에 적힌 글만 읽어 보면 조합장과 그 가족이 농협에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운주농협은 물론 조합장 개인을 넘어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한 내용이어서 법적 책임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문제는 현수막을 본 일부 조합원들이 농협을 찾아와 “이게 사실이냐?”, “내 돈은 문제가 없냐?”며 불안해했다는 것.
현수막은 4~5일이 지난 뒤, 철거됐지만 운주농협과 조합장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최근 운주농협이 산림청 주관 ‘임산물 공모사업’에 신청해 현재 실사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수막이 게첨 돼 심사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운주농협에 따르면 공모에 선정될 경우 국비 20억 원을 확보해 임산물 유통센터와 가공센터를 설치, 조합원들의 소득증대가 기대된다.
공모 뿐 아니라 합병대상 농협에서 벗어나는데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지역 내 적지 않은 시각이다.
실제 정 조합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이후, ‘계몽사상과 개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4년 간 합병권고유예대상 농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임직원 및 조합원들과 협력을 통해 경제사업 60억 증대, 예적금 18억 증대, 출자금 12억 증대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으로 회복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현수막 게첨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성권 조합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허위 내용을 담은 현수막 수십 개를 무단 게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감사 2명을 명예훼손죄(허위사실 유포)로 완주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와함께 최근 ‘호소문’을 작성, 전 조합원에게 발송했다.
정 조합장은 호소문을 통해 “안타깝게도 일부 임원과 대의원들께서 공동의 목표에 동참하기보다 내부의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고, 비난과 선동을 일삼으며 농협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사실이 아닌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 조합장은 △냉동딸기 매취 사업 △가족을 농한 사익 추구 등 감사와 일부 대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정 조합장은 먼저 ‘냉동딸기 매취 사업’에 대해 “‘농협 감사의 특별감사’, ‘전북 감사국 사고 처리 보고 및 특별감사’ 등을 진행한 결과, 절차상 일부 문제는 있으나 사적인 이익추구가 없다고 나왔으며, 현재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조감처)에 이관돼 냉동딸기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조감처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나오는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조합장은 또 조합장 가족을 통한 사익 추구에 대해 “조합장 아들이 양파선별작업, 콩선별작업을 4~5일 정도 하고 다른 인력(고니 인력, 대성인력 등)과 똑같이 일당을 받았다”며 “왜 이런 게 사익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력 구하기 힘들어 부득이 집에 있던 외국인과 아들을 투입시켜 인력 운영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했는데 감사들은 세부내용을 들으려 하지 않고, ‘가족을 통해 사익을 취했다’고 주장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와 관련된 지인이 조합 일에 연관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성권 조합장은 호소문 말미에 “집행부가 일을 하다 잘못이 있으면 감사를 통해 지적하고 시정조치를 명하고, 안될 경우 인사위원회 개최나 상급기관 보고 등 제도권 내에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은 비난과 분열이 아닌 협력과 화합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운주농협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나아가야한다”며 조합원들의 따뜻한 이해와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