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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詩) 어제와 오늘의 만경강

admin 기자 입력 2025.03.13 17:16 수정 2025.03.13 05:16

↑↑ 최정호 시인
ⓒ 완주전주신문


비단자락 흔들며 재잘대든 물거품 하얀 여울목
서커스 하던 징검다리 사라진 곡예사 발걸음
은빛 모래 품안에 흩어놓은 보석알 자갈밭
흐르던 맑은 물 갈증 날 땐 사이다 한 모금

폐 속까지 사탕 빠는 상큼한 강변의 공기
잔디와 밀밭사이 숨바꼭질하던 장끼와 까투리
하늘높이 재잘재잘 노래하던 종달새
도깨비 등불 흔들며 불꽃노리 하던 반딧불
깨알 뿌린 잔별들 밤하늘 보석상자 은하수
이 모두가 구름 된 옛이야기다

흘러야할 물줄기 코골다 물웅덩이 된 늪
우산 펼쳐 자리싸움 코피 터지는 수중 풀
치맛자락 흔들며 윙크하는 코스모스 둔치
물길 찾은 억새꽃 여우꼬리 흔드는 강바닥
철조망 엮는 키다리 잡풀들 만경강 경비병이다

농약과 중금속 악취까지 삼키는 갈대숲
터전삼아 살아가는 토박이 된 오리가족
지치고 힘들면 쉬어가는 기러기 떼
송사리 풀벌레 작은 새들의
문 열어 놓은 편의점 테마파크다

장소가리지 않고 천막 치는 버드나무
흰옷 걸치고 순찰 도는 해오라기
수풀사이 맑은 물 피라미 쉬리의 놀이터
고산 천 따라 삼례 읍 철길 아래로
만경강 둘레길 사람과 자연이 하나다


/최정호 = 시인/국가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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