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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526회-통합 931회) : 나와 함께 뛰어 들면 3억 6천만원

admin 기자 입력 2025.08.08 11:37 수정 2025.08.08 11:38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①무척 더운 날 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신문을 펼쳐 드니 ‘(최신뉴스) 고위공직자 44명 재산공개…김삼화 양성평등교육원장 114억 원…’ 이런 기사가 있는데, ‘억 단위’ 돈 실감나지 않고, 머리만 멍하며, 금방 바보처럼 허전한 생각에 빠졌다.

이런 일이 있은 지 1주일 쯤 지나 가까운 ‘공원 ○못’을 한 바퀴 돌려고 늦은 새벽 집을 나섰다. 중간 쯤 이른 곳에서 만난 50대 부인이 하는 말 “눈썹-머리-수염 흰 것으로 봐 늙으셨군요. 살아오는 동안 한과 설움 소원이 있을 듯합니다. 어르신! 사정이오니 이 물에 저와 함께 뛰어들면 3억6천만 원 드리려는데 그렇게 하시지요.”

지난 번 공직자 재산공개 신문 기사 생각이 나고, 늙어서 늘 아쉽게 살며 쓰는 돈 생각이 번쩍 떠오른다.

하루 세끼 밥값-병원 다니는 의료비, 의료기구 사용료-전기료-수도료-이발비-보호사 사례비-전화료…가 나가는데 하는 일 없이 자녀들 부담만 늘리며 방만 차지하고 누워 드는 돈 한 해·두 해가 아니라 계속 들어만 가니 죽음이 ‘돈 버는 길’임을 알면서도 죽지 못해 숨을 쉬고 있는 판인데 ‘돈 벌 기회가 왔구나.’하며 덜컥 ‘그럽시다.’ 대답해버렸다.

앞뒤 오는 사람이 없고, 아직 어두침침 고요한 새벽 후미진 곳에서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하나-둘-셋’ 풍덩 저수지 깊은 곳에 뛰어들었다.

▲②눈을 떠 보니 천장이 보이고, 누워 지내는 곳이 병원 중환자실이다. 의사·간호사가 주고받는 말이 회복 3일 만이란다. 양인이 물에 뛰어든 지 5분 후 쯤 마침 투신한 곳을 지나던 산책인 구원자(具源子)가 얼른 119와 112에 전화하여 10분 안에 소방관·경찰관이 도착, 응급실에 입원시킨 것이다.

㉠두 사람 정신이 돌아오자 퇴원이 아니라 경찰관 조사를 받는데 현실과 진술, 법조문 적용, 정신 상태 파악 매우 복잡하다.

㉡서양식(徐良植) 노인 주장은 “‘함께 뛰어들자’고 해 뛰어들어 의무를 다 했음으로 ‘약속한 3억6천만 원 내라’하고, ㉢부인 최고녀(崔高女)는 “‘함께 뛰어 들자’ 함은→‘같이 죽자함’인데, ‘살아 있으니 돈 줄 수 없다’는 게다. 이 사건은 형사·민사문제로 커졌다.

㉣최고녀 왜 죽을 결심을 했나. 서울 강○에 살며 집 좋아 이름처럼 돈 많은 ‘최교녀’이지만, 주변에 미운 사람이 더러 있어 이들 보지 않으려고 죽을 꾀를 냈으나, 혼자 뛰어 들기는 무서워 도움이 필요한 판에 노인을 만났다. 서양식 노인은 최고녀가 주는 3억 6000만원을 손에 쥐면 행복할 것이라 착각을 했다.

㉤둘 다 죽었으면 돈 누가 주고받겠나. 허투루 하는 말씨 조심하자. 땅바닥을 기는 미물 개미만도 못한 사람들! 우리가 사는 동안 개꿈·일장춘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광운대 천장호 총장은 30년 무휴대전화, 무자가용, 취임 때 무보수 근무를 선언했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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