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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로컬푸드협동조합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21.06.25 10:37 수정 2021.06.25 10:37

이사장 선거 이후 조합 내홍 깊어져
이사 간 갈등 풀고, 사심(私心)버려야

“로컬푸드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위해서 만든 게 아닙니다. 임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오직 고령농, 소농 등 소규모 생산자와 농민들의 안정적인 소득과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제공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하 조합)의 현 상황을 지켜보며 임원 A씨가 이렇게 일침을 날렸다. A씨는 10년 전 로컬푸드 시작과 함께 했다.

이른 아침, 재배한 농산물을 실고 로컬푸드 직매장에 도착해 포장한 뒤 판매대에 진열해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소비자들을 기다렸던 처음의 설렘을 기억한다.

자신의 농산물이 판매돼 통장에 차곡차곡 돈이 쌓이면서 농업에 대한 희망을 경험하고, 완주 농업인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도 느꼈다.

10년이 된 지금, 조합원에서 한 단계 오른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내홍을 겪고 있는 조합의 모습을 보면서 ‘완주 로컬푸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실 지난 2019년 2월 초대 안대성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현 조한승 이사장은 지난 해 8월 27일 대의원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안 전 이사장 사임 후, 몇 차례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거의 1년 6개월 만에 이사장 선출이 마무리된 것.

그간 선거과정을 들여다보면 맨 처음 1차 투표에 5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투표수의 과반을 넘지 못해 2차 투표를 진행했다.

이어진 2차 투표에서는 조합원 총인원 1,254명 중 628명이 투표할 경우에만 개함을 하기로 했는데 투표 결과, 438명이 투표, 또 다시 무산됐다.

그리고 8월 27일 대의원총회에서는 5명의 후보 중 3명이 사퇴, 2명이 나와 결국 5표차로 현 조 이사장이 선출됐다.

문제는 선거 이후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

이사 간 갈등이 일어나고, 급기야 고소·고발로까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조합의 내홍’과 관련, 지역 언론 보도도 계속됐다.

조합의 임원 B씨는 “조합원들은 그대로인데 조합 이사들끼리 갈라지고, 고소·고발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하다”면서 “총회에서 뽑은 이사장이 좋든, 싫든 (이사들이) 신뢰하고, 합심해서 잘 끌고 가야하는데, 잘못을 지적하고, 지역 언론에 자꾸 내부 문제를 들춰내는 모습을 보면 ‘과연 이사 자격이 있나?’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임원 C씨는 “우리 스스로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제대로 운영도 못하면서 행정에다가 ‘조합을 지켜 달라’고 하는 모습을 볼 때 ‘조합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합의 내홍이 자칫 10년 동안 이뤄놓은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자성하고, 서로 협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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