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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태풍 ‘볼라벤’과 함께 날아간 ‘농심’… 복구에 구슬땀

원제연 기자 입력 2012.09.07 14:25 수정 2012.09.07 02:25

강풍 피해로 관내 안타까운 사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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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지붕 뚫려 일가족 부상 등 사고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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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자리에 남은 상처가 크다. 이 가운데 이번 태풍 피해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초속 40m의 강력한 태풍이 완주 관내를 강타했던 지난달 28일 오후 2시 30분 쯤, 봉동 상장기 공원의 보호수가 바람에 맥없이 쓰러지면서 송영준(45 장기리)씨의 주택 지붕을 뚫고 방안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아들 민호(초3)군이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현재 송씨의 일가족 4명은 인근 원룸으로 잠시 거처를 옮기고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삼례에서는 올해 89살인 이모 할머니(금반 마을)의 주택 지붕이 태풍으로 날아가는 피해를 입었는데 삼례읍사읍소 관계자에 따르면 홀로 사는 이모 할머니는 태풍 당일 맨발로 읍사무소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이모할머니는 7남매를 두고 있으나 이곳에 홀로 사는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삼례읍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는“자식들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고 할머니의 집도 한국농촌공사 소유로 돼 있어 사정이 매우 딱하다”고 말했다.

삼례읍사무소는 현재 장애아들을 두고 있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군에 협조를 요청, 할머니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우의 딱한 사연도 전해졌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체하지기능 장애 3급인 이모(51)씨는 이번 태풍으로 쓰레트 지붕이 날아가 비가 새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삼례읍사무소 직원들이 나서 지붕을 천막으로 덮어 더 이상의 피해는 막았으나 이모씨는 아직도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군이 가정방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이모씨는 스무 살 둔 아들이 있는데 소년원에 다녀오는 등 학교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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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리 강성만씨, 인력지원 안돼 품삯 주면서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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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농사지으면서 이렇게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요. 태풍 매미때도 별 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 완주군민신문

삼례 해전리에 사는 강성만(48)씨. 강씨는 이번 태풍 볼라벤으로 수박 19,8345m²(구 6,000평), 메론 7,933m²(구 2,400평) 등 10동의 비닐하우스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만 5천여만원 정도로 메론 절반가량은 상품으로써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다.

설상가상 인력마저 지원이 되지 않아 품삯을 주고 복구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강씨는 “쪽파도 심어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일주일 넘게 비닐하우스를 복구하는데 시간을 쏟아 붓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면서 “피해가 많은 삼례지역에 인력 지원이 시급하니 행정이 적극 나서서 빨리 피해복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비닐하우스 규격 때문에 피해 보상이 되지 않아 나뿐아니라 많은 농가들이 사비를 털어서 시설을 다시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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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훈씨 16동 딸기 비닐하우스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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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정보통신대대 장병들, 피해복구 나서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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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으로 16동(6,612m²)의 비닐하우스 피해(2천여만원)를 입은 삼례 창포마을 고병훈(46)씨. 지난 4일 고씨의 딸기 비닐하우스를 복구하기 위해 72정보통신대대(대대장 김영섭 중령)장병 10여명이 팔을 걷어 부쳤다.
ⓒ 완주군민신문

이날 장병들은 이른 아침부터 고씨의 비닐하우스를 찾아 강풍에 넘어진 하우스 철재를 하나하나 일으켜 세우고 펴는 등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관우 중사는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오늘 하루 복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고명훈씨는 “장병들이 나서서 내일처럼 열심히 일손을 도우니 정말 고맙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면서“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농가들이 많으니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원상복구가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고씨는 태풍으로 인해 철재, 비닐 가격 상승은 물론 품귀현상까지 보이면서 어려움이 가중돼 농사를 아예 포기하는 농민도 속출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예년 같으면 딸기를 심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수확을 하려 했으나 이번 태풍 피해로 늦어져 12월 말이 지나야 딸기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 완주군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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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5개 농협도 태풍피해 복구에 팔 걷어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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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주완주시군지부(지부장 손선규)와 완주 관내 지역농협이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관내 농가들을 방문, 위로하고 피해복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일 농협 전주완주시군지부, 완주 관내 5개 지역농협 직원 200여명은 휴일을 반납하고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관내 농가들을 찾아 벼 세우기, 비닐하우스 복구 등에 구슬땀을 흘리며 농가의 일손을 덜어줬다.

손선규 지부장은 “먼저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 위로를 전한다. 힘과 용기를 가지고 일어서기를 바란다”면서“농협에서도 농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아픔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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