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가명)이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도 활짝 웃는 성격 좋아 보이는 21개월 된 여자아이다.
21개월 된 아이라면 능숙하게 걷고 뛰거나 도움 없이 제자리에서 두 발로 깡충깡충 뛸 수 있어야 하건만, 가은(가명)이는 아직 제대로 서지조차 못한다.
가은이의 엄마는 약간의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신체장애를 가진 아빠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가은이의 발달상태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단지 발달이 늦은 아이이거니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가은이는 또래 아이에게 주어지는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해 아직도 갓난아이마냥 누워서 웃고만 있을 뿐이다.
그런 가은이가 센터에 엄마와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에게는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필요했고, 가은이는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보육을 받아야만 했다.
그래서일까? 가은이가 센터에 나온 지 이틀만에 혼자 힘으로 일어섰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 그 자리에 있던 보육사들 모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한동안 어안이 벙벙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내 쿵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순간의 침묵은 끝이 났다. 가은이가 이내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이제 곧 가은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깡충깡충 뛰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 편집자주
가은이 처럼 보육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보육 공간이 지난 9일 고산주민자치센터에 문을 열었다.
‘고산향 새싹아동 돌봄센터’ 개소식에는 임정엽 군수와 김승환 교육감, 한국여성재단의 조형 이사장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정봉은 상임이사 및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개소식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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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보육공간인 ‘고산향 새싹아동 돌봄센터’가 지난 9일 문을 열었다. |
ⓒ 완주군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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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여성재단의 지원으로 유휴공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고산면과 인근의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장애부모가정 등 저소득 가정과 자녀 양육이 어려운 가정이 서비스 우선 대상이다.
임정엽 군수는 축사를 통해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특정한 단체나 행정기관이 아닌, 구성원인 지역주민”이라며 “앞으로 돌봄센터가 고산면 내의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해맑게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