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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봉사는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24.03.08 10:22 수정 2024.03.08 10:22

(인터뷰 / 채미화 제15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장)

“완주군 여성들의 복지증진과 지위향상에 꼭 필요한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채미화(62)제15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장의 취임 일성. 지난 달 29일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는 가족문화교육원 2층 가족홀에서 ‘제14·15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3개 회원단체장과 회원, 역대회장 외에 유희태 군수와 아내 박길주 여사, 서남용 의장을 비롯한 완주군의회 의원, 윤수봉·권요안 도의원, 기관사회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날 제14대 천경욱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아 새롭게 제15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의 수장이 된 채미화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임기 동안 선배님들이 쌓아온 명성과 업적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여성발전을 도모하고, 여성 권익증진을 위해 실천해 나가는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협의회 사무실에서 채 회장과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군민들에게 인사말씀 해주시죠.

“존경하는 완주군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15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장 채미화입니다. 먼저,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그동안 뛰어난 리더십으로 여성단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신 천경욱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에게 귀한 자리를 맡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선배 회장님들의 발자국이 저의 이정표가 되었듯, 저의 발자국이 모든 회원들의 발자국이 될 수 있도록 회원, 그리고 군민 여러분과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를 넘어서는 여성단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는 지역사회 여성단체가 연대하여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훈훈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여성이 만들어 가는 ‘행복한 완주 만들기’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72년 2월에 설립됐습니다. 현재, 협의회 산하에 한국여성농업인완주군연합회(회장 최윤정)를 비롯해 완주군재향군인회여성회(회장 채미화), 완주군여성자원활동센터(회장 여선희),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완주지구협의회(회장 박현미), 완주군새마을부녀회(회장 이선임), 한국생활개선 완주군연합회(회장 권부경), 바르게살기운동 완주군연합회(회장 이수자),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완주지부(회장 김경자), 완주군여성의용소방대연합회(회장 국수현), 완주군여성교육공동체(회장 김종례), 대한어머니회 완주지회(회장 정미애), 완주군한국부인회(회장 김순영), 소비자교육중앙회 완주군지회(회장 이성례) 등 13개 회원 단체로 구성돼 있습니다. 총 회원 수는 1800여 명이며, 가족문화교육원(용진읍 완주로 456-39)내 위치한 사무국은 회장과 부회장(여선희·권부경), 사무국장(임희정), 감사(김종례), 고문(천경욱), 총무(최윤정), 교육(정미애 외) 등으로 조직이 구성·운영되고 있습니다.”


▲그간 어떤 사업들을 추진해왔는지요.

“우리 여성단체협의회는 완주군 여성을 위한 여성지도자교육과 여성인재DB 구축, 여성합창단 운영, 여성단체 특성화 사업 등 여성 역량강화와 사회참여 확대 및 여성단체 활성화를 통한 여성의 권익증진 향상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또한 여성1인 가구 정책 포럼 개최, 중장년 은퇴자를 대상으로 양성평등설계 교육, 주거침입과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안심키트지원사업, 저출산 극복 인식개선을 위한 백일·돌상 차림 사진촬영 공간 대여, 육아정보 교류 및 육아용품 공유를 위한 카페 운영, 육아도서지원사업 등을 펼쳐왔습니다.”
ⓒ 완주전주신문


▲올해 역점사업은 무엇인지요.

“기존에 했던 사업은 계속 추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 출산 문제가 심각한데요. 실제 읍면을 다니다보면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이제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우리 여성단체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 ‘백일 상 차림’프로젝트였는데,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이 신청을 했어요. 하다 보니 다문화가정도 늘어나고, 반응이 좋아 ‘돌 상 차림’까지 확대했습니다. 완주군 인구가 1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우리 완주여성단체가 인구증가에 힘을 보태도록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겠습니다.”


▲나눔·봉사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과 캠페인에도 참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13개 읍면 여성단체 활성화 사업으로,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밑반찬을 제공하고, 소외되기 쉬운 결혼이주여성과 함께 음식 나눔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 ‘완주의 소중한 여성들(완소녀)’ 틈새지원 사업을 통해 보육원과 그룹 홈, 지역아동센터 등 소외 이웃을 돌보며 훈훈한 사회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왔고요. 저소득 거동 불편 세대를 찾아가 빨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와 여성단체가 연대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틈새복지 실현을 도모해왔습니다. 이외에도 세계여성의 날 및 아동여성폭력예방 근절을 위한 홍보 캠페인, 소녀상 건립 기념 및 위안부기림의 날 캠페인, 녹색완주 만들기 캠페인, 그리고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했나요.

“35년 전에 소양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가족들과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맨 처음에는 직원들 없이 가족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함께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드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특히 2015년까지 20명이 넘는 직원들의 밥과 새참을 혼자 도맡아 했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지만 가족 모두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회사가 많이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회사도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고, ‘이제 나도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 선언을 하고,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그때가 2015년도입니다. 물론 이전부터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은 먹고 있었어요.”


▲사회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 텐데요.

“마음사랑병원이나 예수재활원, 사랑드림, 정심원 등에 봉사를 많이 다녔는데요. 기억에 남는 일은 사랑드림에 목욕봉사를 갔는데, 치매를 앓던 한 어르신이 제가 딸인 줄 알고, 저를 붙잡고, ‘우리 집에 보내 달라’고 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소양 쪽에 사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할머니, 집이 어니냐?’고 물었더니 알려주면서도 ‘집에 가고 싶은데 내가 가면 자식들 불편할까봐 못가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만 보면 내 딸 같아서 정말 좋다’하시면서 내 손을 꼭 잡고 우시는데, 저도 같이 울었어요. 저도 8개월간 치매 걸린 저희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이불빨래도 하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회장으로서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천경욱 회장님, 그리고 앞선 역대 회장님들이 잘 이끌어 오셔서 우리 여성단체가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이어받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하는데, 취임식 전부터 ‘어떤 일을 할까?’고민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여성단체의 역할도 조금씩 변해야 된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조금은 민감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 같아요. 특히 13개 여성단체와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활성화 방안을 논의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회장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여성들의 역량강화와 사회참여 확대, 가족친화 확산, 변화에 앞장서는 여성단체 활성화를 목적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완주군은 타 지역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여성단체가 잘 운영돼 있다고 자부하는데요. 실제로 한 전주지역 여성단체 임원은 ‘우리도 봉사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완주처럼은 못해요’라고 말하는데, 정말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


▲많은 단체 활동을 하고 있어 힘들 텐데요.

“맨 처음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철쭉봉사단에 들어갔고, 마수마을 이장도 3년 했어요. 또 주민자치위원회 자문위원, 지사협 위원장, 상생복지추진위원장, 완주군방범연합회여성회장도 맡아봤고, 지금은 연탄나눔소양면회장, 완주군민속경기협회 이사, 완주군재향군인여성회장 등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회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가족 덕분입니다. 특히 우리 남편은 ‘지금까지 열심히 가족들을 위해 살았으니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마음껏 하라’며 적극 응원하고 격려해 줬습니다. 단 한번 도 제가 활동한 것에 불평불만 없으니 정말 감사하죠. 은영이와 은지, 두 딸에게 늘 ‘인성’을 강조했는데, 뜻에 따라 건강하게 성장해 가정 이루고,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임기를 마친 뒤 저에 대해 모든 사람들을 안아 준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실 저는 난타, 고고장구 동아리 활동도 하고, 군민체육대회 때 노래자랑에 나가 장려상을 받을 만큼 흥이 많고, 사업을 해서 그런지 성격이 와일드합니다. 하지만 항상 약자를 보필해야 하고 사랑으로 안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단체를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지만 때론 끊고 맺음이 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조직이 흔들리게 됩니다. 조화롭고, 현명하게 단체를 운영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봉사는 내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연탄봉사를 하면서 빈창고가 연탄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 때 정말 뿌듯함을 느끼고, 그분들을 통해 위안을 받습니다. ‘시간이 없어 못 한다’가 아닌 시간을 내어 단체에 들어가 직접 뿌듯함을 느끼면 봉사를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것입니다. 우리도 나이를 먹으면 누군가에게 부축을 받고, 봉사를 받게 되는 날이 옵니다. 봉사에 꼭 참여하세요.”


■채미화 회장은

1962년생으로, 고창 흥덕이 고향이다. 남편 김종선(70)씨와 결혼, 은영(44)·은지(41)를 낳고, 익산에 살다가 35년 전 소양면으로 이사 온 뒤, 가족들과 최초의 쓰레기봉투 제조업체를 설립·운영해왔다. 그는 회사 경영 외에 소양면 철쭉봉사단을 시작으로, 마수마을 이장, 소양면방범여성대장, 완주군방범연합회여성회장, 소양면주민자치위원회 자문위원, 완주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 이사, 소양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소양면상생복지추진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가족 기업인 명진엔터프라이즈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따뜻한완주사랑의연탄나눔운동 소양면회장, 완주군민속경기협회 이사, 완주군재향군인여성회장, 소양면상생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완주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 감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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