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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칭찬합시다- (7)김신배 (고산 오신종합기공 대표)

원제연 기자 입력 2012.08.22 15:20 수정 2012.08.30 03:20

돈보다는 ‘보람’이 삶의 1순위
손재주 뛰어나 농기계부터 생활용품 까지 무료 수리
유해조수 감시단장 맡아… 환경지킴이로 제2의 인생

고장이 나거나 쓸모없이 밖에 버려져 있는 물건도 그의 손을 거치면 근사한 제품으로 변한다. 고산의 ‘맥가이버’라고 불러도 될 만큼 타고난 손재주를 가진 사람.

오늘 ‘칭찬합시다’의 일곱 번 째로 소개하는 주인공은 바로 고산면 읍내리에서 오신종합기공을 운영하는 김신배(58)대표다.

산소나 전기, 알곤으로 용접을 해서 기계를 제작하는 일을 한다. 김제 검산동에서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부친이 운영하는 가게(김제공업사)일에 관심이 많았다.
↑↑ 김신배 대표
ⓒ 완주군민신문

“학교 수업을 마치면 형과 동생은 매일 나가 놀았지만 저는 기계에 호기심이 많아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곧장 따라했어요.”

아버지를 닮아 손재주가 많았던 김 대표는 중학교 졸업 후 부친의 가게에서 일을 도왔고 이후 신태인, 김제, 용진에 있는 공업사에서 25년 동안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지난 2000년 그는 고산에 사는 친척의 도움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구입한 재료로 손수 공장도 지었다. 넉넉하게 시작은 못했지만 어릴 때 그토록 그렸던 꿈을 이루게 됐다.

“공장 근처에 초·중·고등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이 찾아와 필요한 물건을 제작해달라거나 고쳐달라고 부탁을 해요. 만사 제쳐두고 학교일부터 해줘요. 그런 일들이 제법 많아요. 돈요? 학교나 학생들 형편 뻔히 아는데요. 안 받을 때가 많죠.”

학교 일 뿐만 아니다. 트랙터 등 고장난 농기계 수리는 물론 심지어 어르신들이 거의 버려야 할 물건들을 가져와 고쳐달라고 하면 마다하지 않고 새것으로 만들어 주면서도 받는 돈은 재료값에 훨씬 못 미친다. 후한 인심덕에 공장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아내는 우렁각시에요. 친구나 손님들이 와도 싫은 내색 없이 정성껏 대접해요. 가족들에게는 늘 돈을 많이 못 벌어다 줘서 미안하죠.”

‘돈’보다는 ‘보람’을 삶의 1순위로 정해 놓고 사는 김 대표. 그러다 보니 꿈은 이뤘지만 살림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변함없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욕심 없이 둥글고 평탄하게 살고 싶다는 김신배 대표.

그는 기계제작 외에 ‘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사)환경실천연합회 완주지회 고산지부장이라는 직함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요즘 멧돼지로 인해 인근 농가의 피해가 늘어 날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유해조수 감시단장으로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환경지킴이로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그의 행보에도 큰 기대를 가져본다.

가진 게 많아 넉넉히 베푸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진 것은 없지만 남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타인을 위해 사는 사람도 주위에 많다. 오신종합기공 김신배 대표의 얼굴이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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