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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545회-통합 950회) : 듣기 좋은 소리

admin 기자 입력 2025.12.31 16:31 수정 2025.12.31 16:32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잘 먹고 잘 사는 길’로 이끄는 분이 ‘선생(先生). ①‘선생!’은 교사(敎師)의 높임말이요, ②학문·기예에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존칭이다. 생각이 앞서고 경륜이 남다른 감사-부사-군수-현령-현감을 이르기도 하며,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요리조리 잘도 이끌어 나가기에(가야 하기에) 선생이다.

‘살 길을 열어주니’ 고을마다 선생안(先生案)이 있었고, 선정비 또한 사당 세우기도 했다. 퇴계 선생, 율곡 선생, 김구 선생… 이 이상 더 듣기 좋은 소리 어디 있나.

눈 감을 때까지의 바람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에 ‘다남(多男)’을 더하면 12자이다. 죽어 상여 나가는 날 조객을 보면 망인의 한세상을 알 수 있다.

“사돈! ‘지게지고’ 장에 오셨어요?” 이런 사람과는 다르다. 인사에 왜 ‘지게’가 들어가나. “군수님 자동차 저기 오십니다.” 이는 더욱 웃기는 소리로 ‘…자동차가 오시다니…’. 방송(TV)에 나와 시국·물가·세상 얘기하는 사람 중 유난히도 빠른 말씨 이런 속사포는 ‘희극 공연장’에 가고, 이광재·임택근(아나운서), 한글학자 한갑수, 정치인 박지원·정동영, 우리고장 구정태 박사 화법처럼 우아해야 한다.

듣는 이마다 화나게 하는 ‘변사(變辭)’ 절대 아니 되니 마음 흔드는 변사(辯士)를 모시기 바란다. 방송사는 말 장사 아닌가. 차근차근 또박또박 바른말을 내보내야 시청료 아까운 생각 덜어진다(KBS). 어법 뚜렷한 명사 선정을 고대한다.

표현력에서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겸허한 태도가 원래 우리 민족의 모습인데, 말하고 본전 못 찾을 사람이 많다. 개인 개인 내일을 위해 배우며 평등-평안-평탄-평화를 이끌어내는 지도자가 소망이다.

교사·교감·교장 가운데 교사의 첫째 능력이 남다른 ‘교수법’으로 ‘주방 요리사’와 다름이 없다. 음식은 맛이 있고 몸에 좋아야 으뜸 요리요, 평생 먹어 지치지 않는 게 밥이다. 거친(높은) 목소리 조심하고 ‘밥’ 같은 말만 해야 한다.

전에 외국사신 온다면 왕부터 거북하게 여겼다. 접견사는 거만한 자를 글로 말로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조정을 평안케 했다. 말 재주 타고 나지만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좌담회에서 사회자 자기 말은 길게 하며 상대방에게 짧게 하란다. 사람끼리 만나면 무슨 말을 하려나 은근히 ‘기다려지는데’ 지금은 말을 해도 눈빛은 딴 데에 가 있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성적 상위권 학생·학부모, 교육단체 비판과 사퇴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다. 한평생 운명을 한국에서 왜 ‘영어문제’로 좌우하려드나.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1940년대 초까지 보통학교 입학시험을 마치고 일어서며 ‘아리카토-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로 ‘합격·불합격’이 결정 났는데, 왜 영어로 ‘불수능’을 만드나. 일정시대 아니고 미국 식민지도 아닌데…. ‘고장 난 자동차’ 오래 못 타는 법이다. 정다운 말소리가 빛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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