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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532회-통합 937회) : 모시적삼

admin 기자 입력 2025.09.25 16:02 수정 2025.09.25 16:02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상의(上衣)는 잘 알아도 윗옷-윗도리-적삼-저고리-등거리하면 잘 모른다. 적삼에서 삼(衫)은 옷을 가리키며, 모시적삼이란 모시 천으로 만든 상의를 지칭한다.

가사 첫 머리 “콩밭 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애절한 칠갑산 노래를 자주 들었을 것이다. 시원하라고 입지만 이쯤이면 어려운 사람이 입었던 옷으로 인상이 깊다.

내가 입은 모시적삼 사연이 있다. 1980년대 중국 첫 여행을 다녀오며 모시 베를 사왔고, 아내가 재봉틀을 이용해 손수 만든 적삼이다.

그런데 나이 들자 건성피부 질환으로 온몸이 가려워 병원 출입하며 약을 먹고 바르나 쉬 잡히지 않으며, 긁으면 살갗이 도톨도톨해지고, 열이 나 화학섬유질 옷은 해로운 것 같아 고민인데, 아내가 마침 옷장 속 깊이 두었던 모시적삼을 내 줬다. 이를 입고 보니 확실히 시원하고 특히 생각했던 대로 효험을 느꼈다.

몸은 괴롭고 날씨조차 사나워 집에만 박혀 있으니 다리가 무겁고 걷는 자세도 나빠져 가까운 ‘틀못(기지제)’이나 한 바퀴 돌려고 나섰다.

둘레길 절반쯤에 이르자 오고가는 부인 중 하나가 “어르신! 미국 다녀오셨어요?”하고 물어서 “저를 왜 미국에서 온 사람으로 보십니까?” 되물으니, “‘NEWYORK(뉴욕)’ 모자를 쓰셔서요.”라는 대답에 “조카가 보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녀는 “한 가지 외람된 말씀은 윗옷(적삼)이 궁금합니다. 여기 저기 난 구멍을 보자, 아버지(魚東春) 생각이 왈칵 납니다. 혹시 아십니까? 전 어려서 미국에 입양됐는데, 나이 들수록 부모님을 찾고 싶어 애타나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습니다. 내일이면 미국 가는 세 번째 비행기를 탑니다. 다시 오기 어렵다는 예감에 아버지 생각이 더욱 간절해서 ‘옷이나 한 가지 사드리고 싶어’ 초조감에서 여러 말을 했습니다. 전주대학교 구 정문 앞으로 함께 가시지요”.

이에 “이 옷을 입은 이유 몇 가지가 있습니다. 여기 저기 헤졌으나 아내가 손수 만들었고, 바느질 솜씨가 아까워 못 버렸으며, 변명이 아니라 구멍 난 청바지 입은 아낙들을 자주 보기에 우리 마을이라 입은 대로 그냥 나온 것입니다.”

주고받는 얘기 그럭저럭 10분이었다. 그렇다. 미국은 미국이고 한국 사람은 한국인이다. 생부모 생각 잊지 못한다니 원래 본성은 잘 타고 난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946년생) 머리 좋아서냐? 아니면 안정감을 잃어서냐? 우방·혈맹하면서 2025년 9월 경우 없이 인권 침해 큰일을 저질러 반미운동의 빌미가 될 수 있지 않은가. 투자하라며 돈 더 내라하니(486조원) 겉 다르고 속 다른 미국 본심을 알았다.

이래서 자주독립 유지가 어렵다. 이 문제 조용히 해결돼야 한다. 총독 식민지 우리 역사에 거북한 소리이다. 겁을 주지 말아야 한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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