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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516회-통합 921회) : 씨, 땅(흙)에 닿아야 싹이 튼다

admin 기자 입력 2025.05.29 13:42 수정 2025.05.29 13:43

씨, 땅(흙)에 닿아야 싹이 튼다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이제 AI(人工智能: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시키는 컴퓨터과학의 한 분야) 시대란다. 변명이 아니라 사람마다 말하고 글쓰기가 두렵다. 이놈과 바둑을 둬 사람이 졌다. 반론을 예상하지만, AI에 이 제목을 주면 이보다 더 잘 쓸 수 있다하니 사람 꼴 어찌 되겠나.

농부 손으로 마른 씨앗 싹을 못 틔우나, 땅에(흙·물) 닿으면 신묘하게도 움이 돋는다. 이래서 ‘흙·땅 대단하다’ 치하를 하니, 땅이 하는 말 ‘물의 덕’이란다. 물은 자기가 아니라 ‘비’라 하고, 비는 ‘구름’…, 구름은 ‘땅’의 조화라 하며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땅은 ‘뿌리(根)에 공(功-수경재배 참고)’을 넘긴다.

자연은 이러하거늘 AI에 뒤질 인간들이 정치판에서 ‘밀려 싸움꾼(?)’이 되기 쉽고, 시어머니 못마땅하게 여기며 짙게 화장한 여자가 또한 걱정이다.

시골 사는 홀시어머니가 두 며느리와 김장을 마치고 아들 식구 한해 반찬 좋은 김치를 뭉떵 싸 보냈다. 큰 며느리 집에 와 짐을 푸니 ‘손자 학비에 보태라’는 글과 함께 ‘1천만원’이 들어있어 눈물이 빙 돈다.

고마운 맘을 안고 동서에게 “시어머님 정성을 봤느냐?” 전화를 하니 동서 대답이 없다. 김치보따리 휴게소 쓰레기통에 버렸으니, 버린 음식 ‘중히 여기고’ 가져간 사람이 복이 있다(최자홍 『철부지』 수상시집에서).

20∼30년 뒤의 한국 여성 지위를 생각하니 아찔하다. 50년 전에는 한글을 몰라 문맹이란 말이 있었고, 국가시책 정치인의 공약 ‘문맹퇴치’를 내걸어 눈뜬 장님을 치유했다.

그러나 지금은 문맹이 없고 모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여성 다문화가족이 60∼70세가 되면 한국의 특별한 여성을 빼고는 외국인 부인들이 큰소리 치며 내주장 할 것이다. 두 나라 이상 말을 하고 한국 깊이 알며, 같은 동포끼리도 혼인 않는데 만리타향 외국에 시집 와 열 달 배불려 애를 낳았으니 보통 여자들이 아니다.

안살림을 맡았으니 집안 ‘주도권을 쥐었다’는 뜻이다. 가령 다 함께 늙어가는 처지 외국 며느리와 ‘한국 처녀 할머니’ 시비가 붙으면 “나 직접 배 아파 애 낳고 차별 받으며 산 여자다. 그런데 너 애 없이 편케만 산 주제에 무슨 잔말이 많으냐? 명동거리에 나아가 물어볼까?” 한국 미혼녀들 입 막힐 것이다.

TV를 보니 러시아 며느리가 참고자료를 보며 제사상을 잘 차리더라. 식구들이 절하기를 권하자 “나는 러시아 정교인으로 절은 않겠다.”는 말에 식구들 더 이상 입을 못 열었다.

수작업 구두·양복이 있는데 우리글도 ‘수작업 글이냐, AI 글이냐’ 가짜 진짜 따지는 자리에 얹힐 것이다. 사람 우습게 볼 세상에 들어섰다. 2025년 6월 3일 천운을 타 예상대로 뽑힌 이름 좋은 새 대통령은 옥토에 알찬 씨앗이 돼야 한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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