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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화제의 인물) 봉서중 1학년 백강민·장태양 군

원제연 기자 입력 2022.10.28 09:46 수정 2022.10.28 09:46

침착한 대응으로 낙상환자 구해…
완주군수 표창 수상·칭찬 댓글 봇물

중학생 2명이 낙상사고로 자칫 심각한 상태에 처할 뻔했던 한 주민을 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봉동읍 둔산리 소재 봉서중학교(교장 유효선)1학년에 재학중인 백강민·장태양(14)군.

두 학생은 비가 내렸던 지난 8월 31일 아침 7시 30분경, 함께 등교하던 중 아파트 단지 내 4m높이 화단에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주민 A씨를 발견하고, 즉시 달려가 몸 상태를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다.

A씨는 20대 후반으로, 이날 자신의 차량에서 우산을 꺼내 베란다를 통해 자녀에게 건네주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쿵’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나자, 두 학생은 뒤돌아 A씨에게 재빨리 다가가 “괜찮으시냐?”고 물어봤지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태의 심각함을 감지한 두 학생은 신속히 119에 전화를 걸어 사고 현장을 안내하고, “아저씨가 허리부터 떨어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어 전화를 끊고 난 뒤, 119구급대가 낙상환자 대처방법을 알려준 대로 “구급대가 오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A씨를 안심 시키는데 집중했다.

5분 뒤 경찰이 와서 신원조회를 했고, 바로 이어 구급차가 도착,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다행히도 A씨는 두 학생의 빠르고, 침착한 대응 덕분에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 침착한 대응으로 낙상환자를 구조한 장태양(좌측)·백강민 군.
ⓒ 완주전주신문

두 학생의 선행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이 ‘완주사람들’이라는 봉사카페에 ‘멋진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목격담을 소개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달 25일 현재 조회 수 2,000회를 훌쩍 넘겼다.

글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멋진 학생이네요”, “감동이네요”, “뿌듯하고 대견하네요” 등 두 학생을 칭찬하는 댓글로 도배가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지난 19일 두 학생을 초청, “어른도 하기 힘든 일을 했다는 점에서 완주군청 모든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칭찬해주고 싶다”며 군정발전 유공자 표창장을 수여했다.
↑↑ 봉서중 백강민·장태양 군이 완주군청에서 표창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완주전주신문

봉서중 유효선 교장도 “최근 우리학교 여학생들이 다친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려 준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민이와 태양이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서 대견하고, 뿌듯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기본적인 인성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어 교장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친해졌단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매일 아침 등교를 함께하고, 운동과 기타를 같이 배울 정도로 취미도 비슷하다.

먼저 강민 군은 매사에 또래 아이들보다 잘 참고 견뎌내 ‘인내심의 끝판왕’으로 소문나 있다.

강민 군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떤 상황이 와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운동선수나 사람을 도와주는 구급대원이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절친 태양 군은 부모님으로부터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단다. 그래서인지 얼굴에도 행복이 묻어났다.

변호사가 꿈이라는 태양 군은 “ 행동에 따른 보상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이번 일로 알게 됐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 군과 태양 군의 꿈이 이뤄지고, 백발이 되어서도 우정이 변치 않기를 간절기 소망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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