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詩) 뚝새풀 연가

admin 기자 입력 2022.06.10 09:09 수정 2022.06.10 09:09

↑↑ 이영화 시인
ⓒ 완주전주신문

땅이 좋아 흙이 좋아
노랑색 위대한 자아는 언제까지 숨겨 둘 거야
물이 좋아 물기가 좋아
신경쇠약에 걸린 눈물은 어디에 털어 낼 거야

당신은 왜 오늘처럼 힘든 여름날일까요
파스텔 가루를 뿌리며 안기는 봄바람이던지
절정을 이뤄내고 훌쩍 자란 가을구름이면 안 되나요
잘근거리다 뱉지 못한 꽃밥들이 가시로 돋고
파고드는 뿌리들은 쳐내고 쳐내도 자라요

머잖아 초록 벼옷이 될 꽃이삭과 잎혀들이
뚝에서 논에서 둠벙에서 갈아엎을 준비를 해요
꽃을 잃기 싫은 잡초여서 자신을 방생하는 법을 배워요
속옷만 입은 겨울품에 안겨 한때나마 노랗었다 말하려
아름답게 사라지는 법을 연습해요

저 벌어진 꽃잎들을 어찌하랴
저 흐드러진 초록을 어찌하랴

따라 벌어지고 흐드러지는 곡조 위로
다시 채워질 뚝새풀 연가


■소요 이영화(48)시인은 현재 용진읍에 거주하고 있으며, 문화고을 자문위원 및 이사, 신문예 자문위원, 아태문인협회 윤리위원, 한국신문예 상임이사, 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작권자 완주전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