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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복지

‘기억력 검사 하는 날’ 인기 끄는 이유?

김성오 기자 입력 2022.05.27 10:51 수정 2022.05.27 10:51

치매 조기 발견 위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각 마을로 직접 방문
6개 영역 인지선별검사로 어르신 막연한 치매 불안감 떨칠 수 있어

“아, 조용혀 봐요. 선상님 말씀 안 들리잖아!” 지난 18일 오후 2시 봉동읍 봉동주공 2차 아파트 경로당에서는 완주군보건소의 ‘우리 마을 기억력 검사 하는 날’이 어르신들이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날 어르신 20여명은 완주군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조기검진팀의 치매예방 관리 교육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교육이 끝나고 치매조기검진 수행절차 중 1단계인 인지선별검사(CIST)가 4개 조로 나뉘어 시작되자 어르신들 사이에는 약간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어머니, 제가 불러 드리는 숫자를 그대로 따라 해 주세요. 6-9-7-3”

이날 검사는 오늘 날짜와 현재 장소 등을 올바로 인식하는지 알아보는 지남력(指南力) 검사로 시작해 문장외우기와 기억회상 등 기억력 테스트, 숫자 바로 따라 말하기 등 주의력 질문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점을 연결해 그림을 그리는 시공간 기능 테스트, 시각과 언로를 추론하는 집행기능, 사물이름 말하기와 이해력의 언어기능 테스트 등 뇌기능의 6가지 영역을 검사하는 데 1인당 약 20분 가량 걸렸다.
↑↑ 완주군이 실시하고 있는 ‘우리마을 기억력 검사하는 날’(사진) 프로그램이 지역 어르신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완주전주신문

어르신들은 마을 경로당에서 한 번의 검사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어 서로 ‘어서 오라’고 연락했다.

70세 한 어르신은 “자꾸 기억력이 떨어져 한번 감사를 받아보고 싶어왔다”며 “치매가 아니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80세의 다른 어르신은 “내가 치매를 앓고 있는지, 어떤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식처럼 직접 경로당에서 검사를 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워했다.

만 60세 이상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억력 검사 하는 날’은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완치하거나 중증 상태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고,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완주군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직접 마을 경로당으로 찾아가는 사업이다.

완주군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1단계 인지선별검사에서 인지저하로 검진된 어르신에 한해 2단계 진단검사를 할 수 있도록 협약병원으로 안내하고,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진단이 내려진 어르신에 대해서는 치매 원인 규명을 위한 3단계 감별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완주군에서는 지난해 1,568명의 인지선별검사에서 17.0%에 해당하는 269명이 ‘인지저하’로 검진을 받았다. 이 중에서 2단계 진단검사를 통해 약 120명이 ‘경도인지장애’와 92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90명은 3단계의 감별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센터가 추정하는 완주군의 치매인구수는 60세 이상 고령인구 3만 명의 약 8.8% 수준인 2,600여 명 정도. 센터는 현재 인력을 총동원해 치매환자를 돌보는 물품 지원과 주기적 교육, 1대 1 맞춤형 사례관리 등 치매인구의 약 98% 가량을 관리하고 있다.

완주군보건소는 다음 달부터 보건소 내 치매안심센터의 ‘치매환자 쉼터’ 운영을 재개하고 태블릿 PC와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인재재활서비스 제공, 치매환자 맞춤형 작업치료, 운동과 미술과 원예활동 등 비약물적 치료 프로그램 운영, 쉼터 이용자 송영서비스 제공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억력 검사 하는 날’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완주군보건소(290-4379)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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