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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민화는 주민들에게 ‘소통과 화합’을 선물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21.10.29 10:19 수정 2021.10.29 10:19

(특집 / 화산 예곡마을 주민들의 첫 전시회)
화산면 예곡마을 경로당·모정서 작품 전시회 개최
생생 마을 만들기 공모 선정 돼 5개월 간 민화교육
8세부터 81세 어르신까지 참여… 세대 간 통합 이뤄

50가구 120여명이 모여 사는 화산면 춘산리 예곡마을(이장 김욱태·부녀회장 이경자).

‘예의바른 계곡 마을’이라 붙여진 ‘예곡(禮谷)’마을은 뒤로는 예봉산과 예봉사가 위치하고, 옆으로는 화산 꽃동산, 앞으로는 여우고개와 수락천이 감싸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산골 마을로 소개되고 있다.

가을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지난 21일, 조용한 이 마을이 모처럼 주민들로 북적였다. ‘생생마을 만들기 민화작품 전시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마을 경로당과 모정이 작은 야외 갤러리로 탈바꿈해 주민작가들의 민화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날 박성일 군수와 이일구 완주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완주군의회 의원, 박도희 면장을 비롯한 화산면 내 기관·단체장이 대거 참석해 전시회를 축하해줬다.
↑↑ ▲예곡마을 주민들의 민화 작품.
ⓒ 완주전주신문

이번 민화작품 전시회는 전라북도 마을공동체사업 중 하나로, 지난 3월 김규성(52)씨가 이장을 맡을 당시 ‘생생 마을만들기’ 공모(기초단계)에서 예곡마을이 선정돼 이뤄진 것.

현 김욱태(57) 이장이 바통을 물려받아 올 4월부터 계속 이어왔다.

이후 8월까지 5개월 동안 총 20회에 걸쳐 민화교육이 진행됐는데,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8살 손한율군부터 최고령인 박일순(81)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 ▲최고령인 박일순 어르신이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완주전주신문

↑↑ ▲(왼쪽부터) 김규성 前이장, 강수근 경로회장, 손웅 총무, 김욱태 이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완주전주신문

그리고 이날 민화교육에 참여한 주민들이 작가가 돼 성과물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전시회 개최까지 이 사람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지난 해 4월 청주에서 예곡 인근 수실마을로 귀촌한 정경미(57)씨다.

민화교육의 강사로 5개월간 주민들을 지도했다. 처음에 민화를 취미로 접하다 곧 매료돼 초대작가가 된 이후 지도강사로 활동하게 됐다.

사실 이 마을이 민화를 선택했던 것은 그림에 소질이 없는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 그림의 완성도가 높고, 족자를 해 놓으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주민주도형 사업으로 적합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정경미 강사는 “여기 오기 전 주로 40~50대를 가르쳤는데, 이곳에 와 8살 어린이부터 81세 어르신까지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도하다보니 주민들끼리 이야기도 나누고, 한 가족처럼 어울렸던 모습들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면서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 ▲박성일 군수가 예곡마을 민화작품 전시회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 완주전주신문

↑↑ ▲생생마을만들기 민화 작품 전시회를 가진 예곡마을 주민들과 참석 내빈 등이 한 데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완주전주신문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총 56점으로, 주민 작가들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족자, 목판, 에코백 등 48점과 올해 대한민국문화미술대전 최우수 작품을 수상한 김규성 전 마을이장의 서예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박성일 군수는 “봄부터 가을까지 오랜 시간 동안 교육에 참여해주신 예곡마을 주민작가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면서 “이번 마을 전시회가 주변 마을에 확산해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김욱태(57)이장은 “이번 민화교육은 어린이와 어르신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토요일에 진행했다”면서 “무엇보다 어린이, 장년층의 세대 간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전시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차 사업도 민화와 연계하고, 나아가 마을 소득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화작품은 지난 23일 화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에게 선보였고, 오는 12월 초에는 생생마을 합동작품(화산 예곡마을 민화, 고산 신상마을 목공, 소양 위봉마을 도예)전시회로 완주군청 로비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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