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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詩) 비구니 친구

admin 기자 입력 2021.08.13 09:22 수정 2021.08.13 09:22

비구니 친구

감정의 배설을 하고 싶을 때 찾아 가는 곳
그 곳엔 머리카락 하나 달지 않은 여승들이
사연을 털어내며 무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조그만 산사입니다.

솔향의 바람은 현실의 껍질을 벗게하고
풍경소리는 내 작은 가슴을 만지작 거리며
번뇌의 싹도 자르게 합니다.
정갈한 승려복 속 친구는 맑은 초탈함으로
나의 배설을 쉽게도 치워줍니다.

친구이지만 산소 같은 여인
이 여인의 사연은 곱게 접어 서랍속에
넣어 두기로 했습니다.
가끔씩 주변 공기가 탁할 때
찾아 갈 수 있는 여인이 있어
담백해지는 가슴 한 켠

그 여인의 삶은 언제나
나에게 안개꽃입니다.


↑↑ 강지애 시인
ⓒ 완주전주신문
강지애 시인은 지난 2000년 문예사조 시부문으로 등단했다.
이후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지난 2004년 율촌문학상을, 2018년에는 한국국보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 2010년에는 시집(이팝나무 아래 눕다)을 출간했고, 소설도 준비중이다. 현재 용진읍 목효리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시협 전북문협 국제펜문학 회원, 한국문협 완주지회장을 맡으면서 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에서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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