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모든 경제지표의 총아(寵兒)이다. 각각의 경제지표는 돌고 돌아 결국 인구로 수렴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인구감소로 국내 대부분의 기초단체들이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반면 3년 만에 인구증가의 반전을 꿈꾸며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 바로 전북경제의 심장인 완주군이다.
완주군은 ‘수축 사회’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종합적인 인구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
여기다, 법정 문화도시 선정과 기업 유치,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 등 신산업 동력을 창출하는 ‘투자와 성장 중심’ 전략을 역점 추진했다.
그 결과, 인구감소 3년 만에 새로운 전환점, 이른바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만들어 가고 있다.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금의 상황보다 향후 인구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형 악재를 딛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완주군 인구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알아보았다.
■ ‘마(魔)의 수축기 3년’ 대탈출
완주군 인구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마(魔)의 수축기’로 통한다. 2017년 말 9만5,970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주민등록상 인구가 인근 대도시 아파트단지 건설로 2018년에만 1,500여 명이 격감했다.
이듬해에는 2,200여 명이 추가로 감소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무려 4,000여 명이 빠져나가, ‘잃어버린 3년’이란 말까지 나왔다.
위기를 느낀 완주군은 ‘인구정책팀’을 별도로 만들어 지역실정에 맞는 출산율 제고 방안, 정주여건 개선 등 체계적인 인구정책 종합계획을 추진해 나갔다.
교육투자도 늘리고, 기업을 담아낼 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 조성과 농공단지 조성, 복합행정타운 추진 등 다방면의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특히 외지 출신을 빨아들이는 인구 유인과, 수도권을 향하는 지역민들의 이탈을 막는 유출 방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세워 입체적으로 진행했다.
백약을 쓴 덕분일까? 올해 4월 중 완주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전월대비 똑같아 그간의 감소세가 일단 멈췄다. 올해 5월에는 단 1명만 줄어드는 등 현재 총 9만1천여 명 수준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다른 기초단체 대부분이 인구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완주군은 도내 14개 기초단체 중에서 전주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강보합세를 유지해 인구증가의 반전 신호라는 분석이다.
|
 |
|
ⓒ 완주전주신문 |
|
■ 인구증가 ‘3대 요인’ 주목
완주군이 인구증가를 꿈꿀 수 있는 배경엔 3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전출보다 전입이 더 많은 전입초과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완주군의 경우 올 4월 중 전입인구(759명)가 전출인구(729명)를 웃돌아 낙관적 전망을 낳았다.
물론 올해 6월 중에는 다시 전출 초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매달 전입인구가 700명을 웃돌아 향후 인구증가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두 번째 요인은 이른바 ‘도외(道外) 전입’이 작년 11월 이후 매달 200~ 300여 명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완주군의 ‘도외 전입’은 전체 전입인구의 무려 3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인구유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전북 안에서 인구가 이동해 시군마다 ‘풍선 효과’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완주군은 전북 이외의 인구 유입이 많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해 3천여 명에 육박하는 귀농·귀촌 인구도 한 몫 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요인은 40세에서 64세까지의 중장년 인구 비중이 소폭 상승한다는 점이다.
중장년층 인구는 작년부터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3만6,500여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2월에 97명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6월(96명)과 7월(20명), 8월(35명). 12월(48명) 등 5개월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1월(21명)과 4월(34명)에 전월대비 늘어났다.
이러다 보니,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초 39.6%에서 올 4월 중에는 40.1%까지 치솟았다.
■ 2024년 내 10만 시대 연다
완주군의 인구증가 기반은 ‘역동성’에서 나온다. 현재 완주군 곳곳에서는 산단 조성과 택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테크노밸리 제2산단 조성에 4천억 원, 삼봉지구 개발 2천억 원, 행정복합타운 조성 1천억 원, 중소기업 전용농공단지 조성 650억 원, 스포츠타운 건설 등 1조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아파트 건설 등 정주여건도 확실하게 개선되고 기업·기관들의 대규모 투자가 불을 뿜으면 내년부터 인구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삼봉지구 주택 6,000세대에 약 1만3,000명, 군청 앞 복합행정타운 2,000세대에 최하 3,000명가량이 각각 입주하고, 테크노밸리 2산단 조성과 기업유치로 약 4,000여 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법정 문화도시 선정에 따른 후속투자가 오는 2025년까지 200억 원에 육박하고,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건립 500억 원, 쿠팡(주) 물류센터 건립 1,300억 원,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1,276억 원, 일진하이솔루스 1,160억 원 등 기업투자가 본격화하면 인구증가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완주군 인구가 오는 2024년이면 10만 명을 훌쩍 뛰어넘어 도내 14개 시·군 중 4대 도시를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 시대에 완주군은 방역과 투자 유치의 승부수를 던져 ‘인구증가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소득과 삶의 질 향상 등 ‘성장 지향’을 내세운 완주군의 전략이 기초단체 인구대책의 성공 모델로 예의주시할 만하다”고 말했다.
=============================================
박성일 완주군수 “인구가 지속 유입되는 완주 만들 것”
---------------------------------------------
박성일 완주군수는 수시로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외에 교육과 문화 투자 등 삶의 질 향상이 병행돼야 인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인구 이동은 귀농·귀촌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 복지 확대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
 |
|
ⓒ 완주전주신문 |
|
그래서 완주군은 출산장려금 지원 등 가족 지원부터 돌봄 강화, 아동참여, 공간조성 등 군민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군민의 눈높이에 맞춘 입체적인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에 647억 원에 불과했던 아동친화도시 예산도 이듬해에 716억 원, 작년엔 745억 원으로 각각 증액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군수는 “복합행정타운과 삼봉지구 등 총 8천 세대 건립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완주군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완주,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완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