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상관면 만덕산 아래 깊은 산골짜기에서 오리네 가족이 키우는 닭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넓은 공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란 닭이 낳은 계란으로 계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비린 맛이 없어 고소하고 아주 맛있어요. 특히 오리네 가족 오리아기 3남매가 꼬꼬들이랑 재미나게 놀며 정성들여 걷은 유정란 이라서 믿을 수 있어요.”
스티커에 새겨진 재미있는 ‘유정란’ 광고 카피다. ‘오리네 가족이 키우는 꼬꼬들의 맛있는 유정란’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소개되는 유정란의 주소지를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관면내에서 차로 한참을 들어가 도착한 곳은 상관면 마치리의 배진숙(41)씨가 운영하는 닭 농장.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지만 이 닭 농장에서 생산되는 유정란 한 개의 가격은 400원으로 용진로컬푸드직매장과 건강한밥상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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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군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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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란 판매로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으로 통하며 모두가 부러워 할 만큼 많은 소득을 올리고 인정받기까지 그의 수고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전남 거문도가 고향인 그는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서울로 올라가 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할 당시 자동차 정비사인 남편 곽씨를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이후 남편의 고향인 마치리에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아내로, 엄마로, 마을 이장으로 1인 3역을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소화해냈다.
그는 2009년 11월 준비과정을 마치고 이듬해부터 마을에서 참살기사업으로 시작한 유정란 사업에 열정을 쏟으며 매진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경험 부족으로 닭이 폐사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처음에는 사비 들여 마을의 유정란을 사서 편백나무숲에서 천막을 치고 계란과 두부를 홍보하고 판매했어요.”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듯, 유정란은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듯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건강한 밥상과 올해 4월 용진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하면서 히트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다.
“사료와 쌀겨를 잘 섞어서 먹이는 데 주로 풀을 많이 먹여요. 풀을 먹이다 보니 풀약을 주지 않아 집 주변이나 밭이 지저분하지만 건강한 달걀을 낳으니 괜찮아요.”
남편 성이 ‘곽씨’인 탓에 오리울음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상품명도 ‘오리네 가족이 키우는 꼬꼬들의 맛있는 유정란’으로 했단다. 덕분에 배진숙 사장은 ‘오리맘’이란 깜찍한 별명도 얻었다.
“매일 계란을 수거해 깨끗하게 세척해서 상품으로 포장하지만 바닥에서 낳은 것은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판매하지 않고 가족들이 먹어요.”
‘먹는 것으로 장난치지 말자’를 생활신조로 여길 만큼 지금껏 정직한 먹거리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듬뿍 받아온 배진숙 사장. 그는 자녀들이 자연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며 사는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