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읍에 소재한 ‘국내 첫 수소분야 특성화고’인 수소에너지고등학교.
이 학교의 올해 신입생 경쟁률은 무려 3.8대이었다. 완주는 물론 전북 지역에서 학업성적이 상위 랭킹에 있는 학생들이 대거 몰려왔다.
신입생 미달로 어려움을 겪었던 학교였나 싶을 정도다. 입학 뿐 아니라 졸업 후 대학 진학과 취업 걱정도 없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학교 운영이 힘들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달 26일 학교를 찾아 송현진 교장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독자 및 완주군민들에게 인사 말씀 해주시죠.
=안녕하십니까? 수소에너지고 초대 교장 송현진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돼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역과 학교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학교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복덩이가 되겠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유능한 인재로 길러낼 테니 학부모님들과 군민들께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기업에서는 우리 학생들 채용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소에너지고 현황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수소에너지고는 지난 1952년 사립 삼례고등학교로 문을 연 이래 완주지역 국가기간산업(중화학공업) 직업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왔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는 ‘전북하이텍고’로 교명을 변경·운영해왔으며, 2년 전인 2023년 전북교육청의 특성화고 브랜드혁신 정책 사업인 ‘전북글로컬특성화고’ 의 신산업·신기술 분야 선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교육과정 혁신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기존의 도제기계과와 부사관전기과, 드론항공과(폐과 예정)를 폐과하고, 올해부터 ‘수소에너지고’ 교명을 변경하고, 수소융합과 2개 반, 에너지융합과 2개 반 등 총 4개 반, 72명의 신입생을 모집, 본격적인 수소 관련 교육과정 운영을 시작 합니다.
▲지난 해 전북하이텍고에서 ‘수소에너지고’로 교명을 개편했는데, 이유는 무엇인지요?
=학령인구 감소와 인문계고 선호 현상이 날로 심화돼 전북 최하위 수준의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이 고착화됨에 따라 도교육청이 우리학교의 폐교 여부를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완주 산단의 요람과도 같은 역사와 전통의 학교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낼 수 없었기에 2023년부터 교직원이 한마음이 되어 교육청, 지자체, 관내 기업, 유관기관의 협조를 이끌어 냈고, 220억의 예산 유치와 각종 협력을 통해 ‘수소에너지고등학교’ 라는 완전히 새로운 학교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준비과정을 설명해 주시고, 과정 속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어려움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우선 지면을 빌려 유희태 군수님과 서금란 교육정책과장님께 감사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학교가 성공적으로 신입생 모집을 했다는 것은 다른 학교와 차별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학교의 차별성 즉, 다른 학교엔 없는 특별함은 모두 완주군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완주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무료 급식을 운영할 수 있었고, 완주 교육발전특구 사업으로 교육비 지원을 해주셔서 각종 방과 후, 특별활동 등을 무료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학부모 가계에 큰 부담 해소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기업과의 협약은 모두 군수님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간의 준비과정 중에 어려움은 많았지만, 지역사회 공동체의 도움으로 모두 극복하거나, 극복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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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전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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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수소분야 특성화고’라는 자부심이 클텐데요.
=자부심도 약간 있지만 뭉클한 마음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원해주신 신입생, 노력하신 교직원, 완주군, 산업계, 대학 등 유관기관의 분에 넘치는 성원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부담감도 큰데요.
미래를 내다보고 한 발짝 더 빨리 움직였다는 것이 보람 있긴 하지만, 다소 무리하지 않았나? 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의식이 됩니다. 그래서 안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도전과 행보가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선 ‘국내 첫 수소분야 특성화고’ 타이틀 보다는 ‘수소 산업 진흥에 핵심적인 특성화고’ 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부심은 잠시 미루고, 학교를 믿고 선택해 주신 2025학년도 신입생들의 꿈 그리고 일과 삶을 지원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습니다.
▲지난 해 10월 완주군, 우석대와 첫 협약을 가졌는데, 주요 협약 내용은 무엇인지요?
=첫 협약인데다가 대한민국 수소 1번지 완주, 수소중심대학 우석대, 전국최초 수소분야 특성화고의 만남이었기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단순한 교육 협력 또는 거버넌스 협력이 아닌, 지역소멸을 막고, 지방성공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선도적인 청년의 지역정주 모델의 시작이었습니다.
완주군은 수소 산업 직접화를 위한 노력, 교육기관은 수소 산업을 꽃 피울 수소 인재의 성장경로를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국회, 전북대, 완주군, 현대차와도 협약을 맺었는데요. 첫 협약 내용보다 확대되고, 구체화된 것이라고 보면 되는지요.
=네. 그렇습니다. 첫 협약 내용은 지자체-교육기간의 협약이었다면, 이번 협약은 정치권·글로벌 대기업인 현대자동차, 거점 국립대까지 확장되고, 각 협약 주체의 역할이 명시된 구체화된 협약입니다.
수소인재양성을 통해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 먹거리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도민 앞에 한 것입니다. 물론 대내외적인 여러 불확실성과 도전이 있지만, 기후 위기라는 인류의 공통된 위협 앞에 친환경인 수소 산업의 발전은 지속되고 가속화 될 것입니다.
▲협약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교류와 실천의지도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맞습니다. 협약이 이뤄졌다고 해도, 상호간의 지속적이 교류와 실천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교는 기업과의 신의를 위해 기업에서 채용하고 싶은 매력적이고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무리 기업 상황에 따라 인사채용의 규모가 축소된다 하더라도 우리 학생이 준비돼 있다면, 본교의 학생은 채용될 것입니다. 또한 졸업생이 배출될 때까지 교육과정과 교육성과를 주기적으로 알리고, 만나고, 설명하고 하는 일을 지속할 것입니다.
학생들 역시 우리지역의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모셔서 채용설명회, 기업설명회, 견학과 탐방 등을 통해 유대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기업최적화 교육과정 즉, 협약된 기업에서 정규수업 시간에 기업에 수업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준비돼 있습니다.
채용 전부터 그 기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시스템인 것이죠.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을 차근차근 운영해서 협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 입니다.
▲최근 지역 10여 개 단체가 모여 완주수소장학회 창립 위한 총회가 열렸는데요.
=지원과 관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학교가 소재해 있는 삼례읍의 여러 단체를 중심으로 완주군내 기업과 개인이 자발적으로 후원해 주셨는데요. 장학회의 기금으로 신입생 1인당 50만원씩 18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이는 2025 본교 신입생 전형의 완주군 지역인재 전형으로 입학한 16명을 웃도는 숫자입니다. 우선 장학 사업부터 시작하지만, 교육활동 지원, 방과후 맞춤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로써 완주수소장학회는 수소에너지고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지역에 정주하는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의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협약형특성화고 공모 선정에 강한 의지를 밝히셨는데요.
=협약형특성화고 육성사업은 교육부의 ‘중등직업교육 발전방안’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35곳을 선정·육성하는 국가 재정 지원 사업입니다. 선정된 학교는 5년간 약 45억의 예산과 각종 교육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데요. 구체적으로 지자체, 교육청, 기업, 학교 등이 연계해 지역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고를 육성하는 것으로, 지정된 학교들은 지역의 전략산업과 연계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지난 해 1기 협약형특성화고 10개에 아쉽게 탈락했지만, 더욱 견고해진 거버넌스를 앞세워 반드시 2025년 2기 협약형특성화고 10개 안에 선정 되는 게 목표인데요. 이 사업 역시 학교가 내부적인 변화만으로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학교와 지역, 지자체, 기업, 대학, 유관기관이 갖고 있는 모든 자산과 기능을 망라해 학생을 길러내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전략 산업의 토대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만약 본교가 위 사업에 선정된다면, 교육부와 교육청의 압도적인 행·재정 지원을 받아 전국적인 명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죠.
=지난 2년간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교직 생활 모든 경험을 쏟았습니다. 이를 통해 대기업 및 관내 대기업 취업, 관내 강소기업 취업 진학과 취업을 동시에 하는 일학습병행제(고숙련 P-tech), 전북대, 우석대 수소 분야 계약학과 진학 등 취업과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을 진학 할 수 있도록 성장경로를 구축했습니다.
수소에너지고 만의 진로 솔루션을 완성했습니다. 함께 교육하는 산업계, 마을학교가 있고, 지원하는 완주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있습니다. 2025 협약형특성화고 사업에 선정되면 교육부도 우리학교의 후견기관이 됩니다. 현대차, 전북대 등 다양한 기관이 함께 합니다. 우리학교의 변화를 더 지켜봐주시고,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