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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지역사회의 든든한 안전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25.02.06 16:10 수정 2025.02.06 04:10

(특집 인터뷰 / 이주상 완주소방서장)

지난 해 12월 4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재난 영화 <소방관>. 지난 2001년 홍제동 방화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이 영화의 메인 포스터와 스페셜 포스터 중앙에는 ‘살리기 위한 용기’, ‘First in, Last out(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이라는 글이 각각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두 개의 글귀는 소방관들의 ‘국민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란 의미가 내포돼 있어 가슴 뭉클하게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특히 추운 날씨 탓에 화재가 많은 겨울이면 이들의 활약이 더욱 빛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본보는 2월의 첫 인터뷰 주인공으로 30년 넘게 주황색 제복을 입고, 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없이 많이 자신의 생명을 걸었던 한 사람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이주상 완주소방서장이다. 이 서장은 1966년생으로 완주 봉동읍 출신이다. 故이동선·최순규 부부의 2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완산고와 전북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93년 소방공무원 공채시험을 통해 지방소방사로 임용돼 정읍소방서 고창파출소에서 공직의 첫 걸음을 뗐다.

이후 소방본부 소방행정과 인사담당, 무진장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소방본부 방호예방과 방호팀장, 119종합상황실장, 제15대 고창소방서장을 거쳐 올해 1월 2일자로 제5대 완주소방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특히 주요 직책을 두루 역임하면서 풍부한 실무 경험과 뛰어난 행정 역량을 갖춘 소방 전문가이자,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특유의 온화한 인품으로 조직 내 신뢰와 화합을 이끄는 리더로 평가 받고 있다.

“다시 20대로 돌아가더라도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할 만큼 소방조직에 입문한 당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고 “내 가족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살아왔다는 이주상 서장.

완주소방서장으로 취임한 지, 이제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주택·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하고, 관내 여러 기관장들과 만나 협력을 당부하는 것은 물론 읍면 안전센터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고향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그간의 행보에 녹아있었다.

설 명절을 5일 앞둔 지난 달 24일, 이주상 서장과 만나 취임 소감, 앞으로의 계획, 각오 등을 들어봤다.
ⓒ 완주전주신문



▲취임 소감과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먼저, 을사년 새해, 독자 및 군민 여러분의 가정과 사업장, 직장위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릴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완주는 제가 태어나 자랐고, 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곳이기에 제 마음속에 항상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고향에서 펼칠 수 있게 돼 기쁘고,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이곳 군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 제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지역민들이 ‘완주소방서가 있어서 든든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후 한 달이 지났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요.

=제가 1월 2일 취임했는데요. 그동안 용진읍 주택화재와 구이면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했고, 군수님과 의장님, 경찰서장님, 교육장님 등 관내 기관장님들을 만나 인사를 드리면서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또한 읍면 안전센터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했는데요. 우선순위를 정해서 예산 범위 내에서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관심을 쏟을 계획입니다.


▲고향으로 와서 느낌이 남다를 텐데요.

=앞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완주는 제 고향이기에 마음가짐도 더욱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고향에 왔으니 군정에 적극 협조하면서 군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나갈 예정입니다.

고향에 오니 친구들도 단톡방에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고향을 잘 부탁한다”고 당부 하길래 “걱정하지 마라, 지역주민들의 안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답장을 해줬습니다.

각종 소방 민원도 열린 행정으로 처리하고, 현장에서도 행동 하나하나 주의해서 ‘완주소방서가 지역사회 안전 지킴이로서 역할을 잘 하시는 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0년 넘게 근무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4월 초에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에서 산불이 발화해 삼척시, 강릉시, 동해시를 거쳐 도 경계를 넘어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번져 8일간 지속됐는데요.

당시 2만3794㏊의 산림이 초토화되고, 850명의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던 큰 산불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진두지휘해서 전라북도에서 소방차 20대를 끌고 가 산불진화를 했던 게 기억에 가장 많이 남고요.

코로나19때 도 방호팀장을 맡았는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귀성객들의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의용소방대를 동원해 벌초를 대신 해줬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서울도 왔다 갔다 하면서 전체적으로 지휘를 했고, 인천공항도 6~7번 들러 전북으로 오는 버스 안내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급차 이용해 코로나 환자 이송도 하고, 시외버스 터미널 등 공공장소를 찾아 알콜솜으로 소독하고, 마스크공장에 인력이 부족해 의용소방대를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트라우마나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해소 방법이 있는지요.

=제가 러닝, 마라톤을 좋아합니다. 작년의 경우, 800km정도 뛰었는데요. 5년 전부터 ‘나이키 런클럽’이라는 앱을 깔고, 3000km가까이 뛰었습니다.

뛰면서 건강도 유지하고, 좋지 않은 일과 기억은 잊어버립니다. 또 “내가 오늘 무슨 잘못을 했는지”를 뛰면서 반성하면서, 새롭게 내일을 다짐하기도 합니다.

뛰면서 생각 하는 게 있는데요. 스스로 “선한 마음으로 살자”라는 주문을 외웁니다. 내가 선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면 상대방도 선한 마음을 가지고 또 다른 사람을 대할 거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악한 마음을 먹으면 악한 사람끼리 기가 통한다고 하잖아요. 기가 통해서 그 사람이 또 악한 마음을 먹게 되는데요. 교직생활을 하는 자녀들에게 “아이들을 선한 마음으로 대하고, 학부모 역시 같은 마음으로 대하라”고 강조합니다.


▲현재 완주소방서의 일반 현황을 소개해 주시죠.

=완주소방서는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의 15개 소방서 중 하나로, 관할면적 821㎢에 해당하는 완주군 전역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소방서 조직으로는 서장인 저를 비롯해 소방행정과와 대응예방과(2과), 현장대응단(1단), 그리고 봉동, 삼례, 고산, 혁신, 구이 등 5개 읍면 119안전센터, 1개 구조대 등 정원 25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완주군민으로 구성된 의용소방대는 남·여 각 13개대와 산악전문의용소방대 1개대로, 정원 680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완주소방서 2025년도 운영 계획을 소개해 주시죠.

=올해 완주소방서는 급변하는 환경과 지역 특성에 맞춘 현장 대응 능력 강화와 국민 체감형 안전 문화 조성을 목표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특히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급증함에 따라, 관련 화재와 사고에 대비한 현장 대응 역량 강화가 필수적인데요.

이에 따라 대원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자동차의 구조와 특성을 학습하고, 화재 및 사고 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캠페인도 병행해 안전한 차량 이용 문화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완주군은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으로, 산단 화재는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산단 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화재 예방 점검과 노후 산단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민·관의 합동 소방 훈련을 통해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그의 일환으로 저희 서에서는 ‘소방 안전 릴레이’는 시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소방 안전 릴레이’는 현장 활동 시 대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2025년 특수 시책’입니다.

대원들이 서로를 지켜주고 돕는 문화를 조성해, 하나가 된 조직 분위기 속에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현장 대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불안전요소를 서로 파악함으로써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 대원들 간의 신뢰 및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켜 현장안전문화 확립에 기여하겠습니다.

특히 완주는 농촌지역과 도시 그리고 산업단지가 혼재돼 있어, 맞춤형 안전정책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역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지요?

=우리 서는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내부적으로는 대원의 역량 강화를 통해 더 나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의 특수시책으로 ‘소통과 공감을 통한 체력단련의 날’을 지정했습니다.

소방 활동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데요. 그래서 매주 정기적으로 ‘체력단련의 날’을 운영하며, 대원들의 건강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를 도울 계획입니다.

이날은 단순한 체력단련을 넘어 서로 간의 소통과 공감을 강화하는 시간으로 진행됩니다. 대원들이 함께 운동하고 대화하며 조직 내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체적으로 완주소방서를 이끌어 갈 계획이신지요.

=소통, 협력, 상생으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소방 조직은 현장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조직 내부의 소통과 화합, 외부 기관과의 협력,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소통’은 대원들과 주민들 사이의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고, ‘협력’은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재난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며, ‘상생’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 세 가지는 완주소방서가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이 ‘완주소방서가 있어서 든든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안전한 완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원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강한 조직을 만들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체계적인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하며, 주민들과 상생하며 화합과 신뢰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지역사회가 안전과 안심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군청, 언론사,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력도 중요할 텐데요.

=재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협력입니다. 군청, 경찰서, 언론사 등과의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현재는 군청, 경찰서 등 유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재난안전통신망(87대 보유)이라는 무선통신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공동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상황을 공유하다 보니 정보 전달이 늦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즉각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협력이 가능해졌습니다.

군청과는 재난 예방 정책을 공유하며 긴밀히 협력하고, 경찰서와는 교통사고 등 구조 활동에서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론사와는 주민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재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소통 창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독자 및 완주군민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내 각 시군이 오는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 조심 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봄이 다가오면 농촌 어르신들이 볏짚이나,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는데요.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 소각행위와 봄철 논밭두렁 태우기 등은 전면 금지됩니다.

특히 태우다 야산으로 번지면 겁이나 꼭 끌려고 하는데요. 불이 번지더라도 대피 먼저 하고 119에 신고를 해주셔야 합니다.

목숨을 잃는 분들 보면 자신에게 불이 오는 줄을 모르고, 불을 꺼야한다 생각에만 집중 하다 보니 위험성을 알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태우지 말기’, 혹시 태우다가 불이 나면 ‘현장에서 대피 먼저’, 그 다음에 ‘119에 신고하기’를 꼭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당부드릴 말씀은 허위신고나 장난전화는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119종합상황실에 64만콜 정도 들어오는데요.

장난전화를 하게 되면 꼭 필요한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 분들 때문에 소중한 생명 하나를 구할 수 없게 됩니다.

독자 및 군민 여러분, 우리 완주소방서는 2025년 을사년 한해, 지역사회의 든든한 안전 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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