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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493회-통합 898회) : ‘소야!’ 왜 날 기다리느냐?

admin 기자 입력 2024.12.13 09:32 수정 2024.12.13 09:32

‘소야!’ 왜 날 기다리느냐?

↑↑ 유하당(柳河堂)=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전주 사람 집 나서면 북으로 고산, 남으론 혹 모악산 이를 수 있는데 ‘모악산 왜 왔나’ 등산이나 전북미술관 구경 아니라 ‘먹으러 왔다’는 데 놀랐다. 솔직한 대답 속 시원하다.

‘먹는 유혹’ 빠질 수밖에 없다. 큰길에서 경내 막 들어서면 맨 먼저 ‘모악산 소야’ 간판이 첫 눈에 들어오고 주차장 아주 넓어 금방 호기심에 불이 붙는다. ‘15% 할인 광고’가 매혹한다.

건물 웅장하고 깨끗하며 공간 넓어 마음부터 풍성하다. 사람 많아 ‘왜들 이러지?’ 이렇게 빠져든다. 양편 진열대에 부분별 여러 형태 쇠고기와 뼈가 있고 가격·무게 표시 등 자세하여 물을 것이 없다.

지루하지 않게 옮겨지는 대로 발길 따라가니 식당이다. 자리마다 정갈하고 손님 맞을 방 아담하며 조용한 새집 산뜻하다. 조리실 환하고 젊은 요리사 빠릿빠릿하다. 산속 식당이 아니라 도시 일류 호텔과 같다.

안내된 방 의자에 앉으면 전자 주문안내판이 있고 궁금한 데 누르면 사진과 함께 가격 표시까지 나와 두리번거릴 필요 적다. 곧 이어지는 담당자의 친절성이 일품이다.

시장통 ‘박리다매 집’·‘입소문’ 시끌벅적한 가게와 다른 명소이다. 기억하기 쉬운 전화번호 ‘063-22×-3252’. 한 마디로 ‘프리미엄 국내산 한우 전문점’이다. 여기 ‘프리미엄’은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 고급기능만 돈 받는 판매 가격 전략’이란 뜻이다.

모악산 이 수준으로 높여 놓은 완주군청 당국자들 대단하며, 처음 착안한 담당관 노고 잊어선 아니 되겠다. 여기엔 전 임정엽 완주군수나 구평회 현지관리소장 빼놓을 수 없다. 이래서 호랑이 가죽을 오래 남는다고 한다.

곳곳에 쇠고기 취급점이야 많지만 ‘손님 끌어들이는 묘법’은 집집마다 다르다. 무어니 뭐니 해도 ‘맛과 친절성’이 으뜸이다. 구름처럼 모이던 손님 뚝 떨어짐은 ‘맛과 서비스 변질’ 때문이다. 어느 날 주인 모르게 도적처럼 들이닥친다. 서울 화신백화점·신신백화점, 삼천각·청운각·대원각 큰 요정 문 닫는 걸 봤다.

한 때 고산에서 ‘맨발 집과 군산옥’ 장사 잘 되더니 기억에서 멀어지고 근래 미소식당이 유명해져 외부 손님 많은데 지나가는 구름 아니 되기 바란다(갈비탕 손님 밖에 줄 세우기 시정 기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보신탕 입줄에 오르자 ‘전주 충일옥’ 등 변방으로 내밀려 해마다 여론 달라지고 야만인 소리까지 나오자 지금 다 사라졌으며, 개 태우는 ‘개차’가 유아차보다 더 비싸다는 말까지 나왔다.

장사는 수완이다. 음식 맛이 생명이다. 물 한잔 소홀히 하면 아니 된다. 2023년 12월 31일 계묘년 못 잊을 점심시간이 재미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혹 모악산 김태서 시조 산소 성묘 오는 날이 있다면 들릴만한 집이다. 특정식당 손님 유도 영업 소개가 아니라 ‘완주 자랑’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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