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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조합원의 미래가 완주의 미래… “조합원만 바라보고 뛰겠습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24.05.31 10:47 수정 2024.05.31 10:47

(특집 인터뷰 / 고환희 제7대 완주군공무원노조위원장)

“조합원들의 뜻을 받들어 말보다는 발로 뛰는 노동조합이 되겠습니다” 고환희 완주군공무원노조위원장의 취임 일성.

고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치러진 ‘제7대 완주군공무원노동조합(이하 ‘완공노’)임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상생과 협력을 위해 열린 ‘2024년 노사화합 한마당’행사에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고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근 신입 공무원들의 퇴사, 악성민원 등으로 공무원 공직사회가 경직되고, 무너져가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노조가 협력해 완주군 공무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취임사에는 고 위원장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빼곡히 담겨있다. 과제도 많지만 풍부한 노조 경험은 그의 강력한 무기다. 조합원들이 그에게 위원장직을 허락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혼자서 짊어지기에는 너무 무겁다. 때문에 그는 “임원들과 의기투합해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면서 믿고 기댈 수 있는 노조를 만들겠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4일 고환희 위원장을 만나 짧지만 그간의 행보와 계획, 각오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완주전주신문


▲먼저, 인사말씀 해주시죠.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돼 영광입니다. 먼저 소중한 기회를 주신 조합원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노동조합에서의 운영원칙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더욱 더 추진력 있는 정책노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또한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불공정한 대우나 불이익을 겪는 조합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조합원의 권익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포용, 공정의 길을 흔들림 없이 만들어 가겠습니다.”

▲완주군공무원노조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처음 직장협의회로 시작했어요. 당시 류강연 회장님이 맡았고, 이후 노조로 출범하면서 정권호 위원장님이 초대, 2·3·4대 황희영 위원장님이 기틀을 마련했고, 5대 고 이운성 위원장님이 조합원 수를 배로 늘리고, 직원들 복지향상에 많은 공헌을 하며 노조를 튼튼히 다져놓으셨습니다. 특히 완주군공무원노조는 역대 위원장님들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역대 군수님들의 노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협력, 지원에 힘입어 복지 등 여러 분야에 있어 도내는 물론 전국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완주를 많이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를 드립니다.”

▲노조 집행부가 젊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현재, 조합원은 781명인데, 노조에 가입할 수 없는 후원회원 153명까지 포함하면 총 934명입니다. 이 가운데 MZ세대 공무원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새로 구성한 우리 노조 임원 23명 가운데 대다수 젊은 직원들로 꾸렸습니다. 앞으로 집행부가 변화에 따른 수요를 파악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약 가운데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저는 조합원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노사문화를 조성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노조가 조합원들이 열심히 땀 흘려 일한 소중한 조합비로 운영되는 만큼 투명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전자 결재 및 회계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요.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완주군과 공무원노조가 노사화합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기념식에서 노사화합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 완주전주신문

▲집행부와의 관계가 중요할 텐데요.
“집행부와 상생의 관계를 갖고 싶습니다. 현 군수님의 경우 노조위원장 출신이라 노조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 주시고 배려해 주시는데요. 집행부와 노조가 대립각이 아닌 상생하는 관계가 되어야 직원들의 복지나 권익증진에도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임기 동안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겠지만,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는 당당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MZ세대 조합원이 늘었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기존 공무원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도내 14개 시군 위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베이비붐 세대와는 다르게 자란 환경이나 문화, 교육 등에서 오는 거라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에 스며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노조는 하반기에 예산을 확보해 MZ세대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들어 보셨는지요.
“물론이죠.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요. 최근 들어 대다수 조합원들이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늘었습니다. 정책보좌관이 채용되면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들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정책보좌관이 정책 수립 등을 위해 자료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다 갑자기 담당하지 않았던 2~3년 전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게 분명합니다. 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시와 때를 가리지 않는 자료 요구 때문에 매일 야근하는 직원들도 많이 늘었고, 심지어 ‘그만 두겠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행정사무감사도 앞두고 있어 최근 의장님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역대 의회와 다르게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성과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와 중복돼 쌓이는 불필요한 자료 요구는 조금 지양해 주시고, 행정사무감사든 업무보고든 그 범위 안에서 요청을 해주시고, 자료 요구 전에 정책보좌관이 행정경험이 많은 전문위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도 효율적인 측면에서 필요하지 않을까요?.”

▲악성 민원 등이 공직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안타깝죠. 악성민원으로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 걱정도 됩니다. 완주군 인구는 현재 9만8천명이고, 공무원은 1천 명 정도 되는데요. 계산해보면 공무원 1명이 100명 가까운 주민을 상대하고 있는 셈입니다. 완주군은 도시에서 이사온 사람들이 많은데요. 특히 도농복합도시다보니 완주군처럼 다양한 민원이 있는 지역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젊은 직원들이 많이 들어 온데다 직원 한 명이 많은 민원인을 상대하다보니 대응이 서투르고 질도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군민들께서 자식같이 생각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넓은 아량으로 다독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직원들도 최상의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끝으로 각오 한 말씀 해주시죠.
“단순하지만 저는 임기를 마친 후, 조합원들에게 ”우리 위원장은 자기 영달이 아닌 직원들 편에 서서 열심히 일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우리 집 큰 딸이 28살이고, 노조 막내가 24살인데, 막둥이와 비슷한 나이에요. 여기서는 조합원이지만 내 자식들 같아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좋습니다. 조합원의 미래가 완주의 미래입니다. 조합원만 바라보고 뛰겠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조합원 모두 행복한 근무환경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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