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자 전교육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달 1일 새로운 완주교육지원청의 수장으로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장미옥(58)교육장.
고향인 완주에서 교육장으로 취임 한지 1개월이 지났다. 그간 주요업무 파악, 완주군, 의회를 비롯 관내 학교와 교육 관련 기관·단체 방문 인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달 27일 오후 2시,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을 빼앗아 장 교육장과 인터뷰를 갖고, 부임 소감, 앞으로의 교육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완주교육장으로 부임한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 완주전주신문 독자 및 군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새로 부임한 완주교육장 장미옥입니다.
부임하기 직전 에코시티에 소재한 66학급, 1700여명이나 되는 큰 규모의 전주화정초등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큰 학교에서 3년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교육장으로 부임하니 업무와 관계가 더 다양해지고, 더 넓어지고, 더 깊어져 교육장이 된 설레임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더욱이 고향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라는 부담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 고향이 봉동인데요. 어린 시절,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요.
= 봉동읍 하구미가 고향입니다. 2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났는데요.
그 시절 다 그렇듯이 저희 집도 가난했어요. 그런 가운데서도 부모님의 교육열은 대단했습니다.
2년 전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는데요. 아버지는 항상 “내가 뼈가 부러지고, 녹아나는 한이 있어도 공부하겠다는 놈은 가르치겠다”며 입버릇처럼 강조하셨습니다.
덕분에 어릴 때 꿈이었던 교사라는 직업을 얻고, 과분하게도 이 자리에 앉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청완초등학교가 1971년에 개교했는데요. 그때 1학년에 입학했어요.
당시 배매산이나 신천포로 걸어서 소풍갔던 일, 온 동네 잔치였던 운동회, 그리고 중학교때는 저희 집에서 완주중학교까지 거의 4km(십리)정도 되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로 걸어서 학교 다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제가 완주중학교 31회 졸업생인데요. 고향을 떠나 직장생활 하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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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군의 교육 환경, 정책 관련,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 완주는 전국 군 단위 자치단체 중 재정규모가 상위권이고, 도내 타 시군에 비해 교육협력예산 규모 역시 상위권에 속하죠.
타 지역에 있을 때 가장 부러웠던 게 바로 완주의 교육예산 지원이었습니다.
단체장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아파트, 지역창업, 마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공동체가 활성화 돼 학생들이 체험할 곳이 많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고요.
도농 복합지역으로 교육 환경 변화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참여의지가 적극적이고, 학교 교육과정 지원을 위한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점도 완주 교육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역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로컬에듀(창의적 혁신교육특구)’를 2015년부터 만들고 발전시켜 온 점은 높이 평가됩니다.
‘마을이 학교를 품고, 교육이 지역을 살린다’를 모토로 하는 ‘로컬에듀’는 학교와 마을 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 유·무형의 자원을 지원하여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인데요.
박성일 군수님, 김재천 의장님을 비롯한 완주군의회 의원님들, 전임 박숙자 교육장님 등 많은 관계자분들의 수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반면 부족하거나,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요.
= 아직은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지만 어느 시군이나 똑같이 고민하는 학령인구 감소가 과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도 많이 낳아야겠지만, 우선 교육하기 좋고, 정주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소문이 나도록 교육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먹고사는 것 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결국 주민들은 문화생활 등 삶의 질에 목말라 합니다.
특히 옛 삼례여중에 들어설 청소년자치복합문화센터가 순조롭게 건립돼 우리 완주 청소년들이 문화, 취미, 건강 등 다양한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 지자체, 지역사회, 교육청 간 교육정책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협력을 통해 학교와 지역이 상생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 군과 의회, 일선학교와 직원, 학부모들과의 소통도 중요할텐데요.
= 맞습니다. 인디언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서는 특정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는데요.
이를 위해서 반드시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앞으로 교육을 위한 소통은 군과 의회, 학부모, 학교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정례적인 회의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 교육철학은 무엇인지요.
= 제가 교사를 하면서 늘 다짐했던 것이 “한 아이라도 빠짐없이 모두 다 끌고 가겠다”였습니다.
내 반 한 명의 아이라도 내 눈에서, 그리고 마음에서 벗어나는 아이 없이 다 끌고 가겠다고 제 자신과 약속하며 교사생활을 했는데요.
많이 힘들고, 버거울 수밖에 없었지만,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교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신규임용 교사들에게 강조했던 말이 있는데요.
교사라는 직업이 생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 전에 이 일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교육적 소명의식과 자부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하나하나가 성향이 달라 속도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 교사들은 마음에서, 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아이의 속도에 맞춰 줘야한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한 말씀해주시죠.
= 먼저, 전임 박숙자 교육장님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입니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데다 완주에서 교사를 오래하다 보니 완주군에 대한 애정이 특별해 좋은 교육사업도 많이 발굴하셨고, 초석을 다지셨는데요.
제가 그 좋은 기반 위해 발전시키고 꽃 피우는 일을 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간의 노고에, 그리고 앞으로 걷는 길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한달 전 부임하고 난 뒤, 완주교육계획을 읽으면서 작년도 교육성과도 함께 꼼꼼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어려움 속에서도 완주교육협력지구 운영을 통해 ‘완주군과 함께 만드는 따뜻한 학교’라는 핵심과제를 실천하면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이 좋은 교육사업을 더욱 진정성 있게 살펴서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의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안사업인 완주청소년자치복합문화센터 건립을 잘 추진하여 완주지역 청소년들에게 학생자치, 직업체험, 문화, 예술활동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끝으로 군민과 학부님들에게 당부 말씀해주시죠.
= 학교와 마을의 협력을 통한 행복한 완주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또한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기르는 동반자로서의 관심과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아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신뢰를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을 포함한 완주군민 여러분!
용기와 희망을 갖고 다함께 노력해 준다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의 행복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웃을 수 있는 행복한 날만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장미옥 완주교육장은 봉동읍 출신으로, 청완초등학교와 완주중학교, 전북대학교사범대부설고등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87년 3월, 고창 후포초등학교에서 교육자로서 첫 걸음을 뗀 이후, 흥덕초, 청완초, 이성초, 봉동초, 전주교대부설초, 전주완산초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지난 2008년 정읍 영산초 교감을 지냈다.
이어 정읍교육지원청, 전라북도교육청(장학사), 임실교육지원청(교육지원과장), 전주화정초 교장을 거쳐 지난 달 1일 완주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서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