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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174회-통합 579회) ‘말총’과 다른 ‘말 총’

admin 기자 입력 2018.03.02 10:43 수정 2018.03.02 10:43

‘말총’과 다른 ‘말 총’

↑↑ 이승철=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앞에 ‘말총’, 국어사전에 “말의 갈기·꼬리 털”이라 설명했고, 뒤 ‘말 총’은 새로 만든 말이다.

‘총(銃)’은 포수와 군인이 잘 안다. 사냥이나 전장(戰場)에서 죽이는 데 쓰는 기구이다. 총은 늘 쓰는 게 아니고 특정한 장소와 때에만 사용하니 조심하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말 총’을 때와 장소 가리지 않고 쏘아대면 맞는 사람 치명타 금방 맘속에 피멍이 든다.

△화장실에서 나오며 깜빡 잊고 바지 지퍼(zipper)를 올리지 않았는데, 이를 본 자 “아무개 ‘치매’ 걸렸다.”는 헛소리 즉 ‘말 총’을 쏘아대면 험한 환자 되기 십상이다.

△전주시내버스 안 왼편 중간부의 임부석(妊婦席) 생각 잘 했는데 홍보 부족에 또한 애 밴 여인이 적어 흔히 비어있다. 어느 처녀가 이를 모르고 앉았었는데, 야! 소문이 무섭다. “○○ 미혼인줄 알았는 디 임산부더라.”, “그럴 리 없어 분명히 시집 안 갔땅께” 그런데 앞 사람 입에서 나온 악담 ‘말 총’이 낭자 혼인길을 막았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이○○ 님!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2가지(복부비만, 낮은 콜레스테롤혈증)를 보유하셨습니다.(이하 생략)” 선거철 ‘위험 요인 2가지’ 이 말을 교묘하게 포장하여 ‘○○ 곧 죽을 병 걸렸다.’, ‘보궐 선거하게 된다.’ 이런 입놀림으로 유권자를 현혹시키며 국민을 가지고 논다. 이 ‘말 총장이’를 걷어 냄이 정치쇄신이다.

개 몸에 대통령 머리 사진 붙인 자가 제 정신인가? 국민을 개로 본 게다. 중앙이 더 문제다.

듣기 거북한 말은 여기서 다 나온다. 신문과 방송은 그대로 전하니 ‘미워하다 닮아지기 마련’ 세상사람 따라 험해진다.

소위 당 대표나 국회의원 여기에 합세하는 대변인까지 ‘말 총장이’ 누군지 짐작할 것이다. 책 속에 천하무기물(天下無棄物) ‘세상 모든 물건 한 가지씩 쓸모 있다.’는 말이더라.

정치인들 제발 말 골라하고 거짓말 하지 말며, 바른 일에 돌팔매질 하지마라. 세상 못 속이며 대세 꺾지 못한다.

예전 책은 ‘우철(右綴), 지금은 거의 ‘좌철(左綴)’이다. 전엔 음력으로 장보더니 지금은 양력이 대세, 간지(干支) 음력 무술년(戊戌年)을 분간조차 못한다.

소는 눕기 좋아하고, 말은 서 있기를 좋아한다. 이 말이 ‘침우기마(寢牛起馬)’로 제 각기 다름을 이른다.

이렇기야 하지만 너무한다. 국민 환이 아는 일인데 갑이 ‘동’하면, 을은 ‘서’라 우겨내는 꼴불견들… 국민은 더 이상 보기 싫어한다.

고운 말 다 두고 왜 어둠침침한 말 만 한다느냐? 몸을 씻듯 말도 좀 헹궈 고상하게 하기 바란다.

‘아내 가르침도 베개 베고 함이 좋다’고 했다. 딱딱하게 가르치면 효과 없다. ‘침변교처(枕邊敎妻)’도 모르니 정치 뭐가 되겠나. 선거는 ‘함께 고른다.’는 말이니 잘 골라내야 한다.

직접 대고 하는 악담 이상 나쁜 짓이 이간(離間)질이다. 교언(巧言) 하는 친구 곁에 있지 않나 살펴보아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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