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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호 시인 |
ⓒ 완주전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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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대아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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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밑까지 차올라 숨이 찼었고
넘쳐나지 못하게 동여 매였던
속옷 벗어 드러낸 동아줄 자국
노숙자 되어서 코골고 있다.
허물 벗은 아랫도리 팬티하나 걸치고
실금간 물동이 쪽박 되는데
장마 속 장대비 목 빼고 손꼽아도
몰려오는 구름마다 백기를 든다.
천둥번개 쌩 방귀 허풍 떨지만
반시간도 못 버텨 꼬리 내리고
궂은 하늘 해맑은 드레스 걸치고
목화 타는 새털구름 날개 짓 한다.
겨드랑까지 차오를 땐 옛말이고
배꼽까지 배부른 날 봄날 이었고
용꿈 꾸던 이무기 어디로 갔나
올챙이 미꾸라지 방죽이 된다.
오락가락 새벽부터 온밤 새도록
쥐어짜 뿌리는 실안개 빗방울
푸석푸석 쌓인 낙엽 선잠 깨우고
비대증 계곡물 낙숫물 된다.
완주 용진읍 출신인 최정호 시인(74)은 늦깎이로, 시세계, 수필문학 등 중앙 문단을 통해 데뷔, 월간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비롯 제10회 세계문학상 시 부문 본상, 제13회 문학세계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제11회 세계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한울문학언론문학 대상 등 장르를 불문하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작품을 인정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