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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철=칼럼리스트 |
ⓒ 완주전주신문 |
군청 담당 서기가 기안해 계장(팀장)→과장→국장→부군수→군수까지 결재 나야 하고 예산 등 유관 부서 협조를 받아야 시행된다.
지난 2017년 12월 18일 ‘완주군 향토문화유산 보호위원회’에 <완주군 향토문화재 심의> 여섯 건이 올라왔다.
여기서 부결되면 지금까지 준비한 일은 허사이며 이럴 경우 실무자는 허탈하고 신청인은 서운하다.
제1회 심사 때는 규정이 ‘까다롭고’ 현지조사자 의견 역시 ‘부정적이어서’ △고산양로당 △백현사 정안당 △구호서원 백산재 △대승서원 이 네 건 모두 부결된 사례가 있어 조마조마 하는 중에 ▲완주갈동 유적(기념물) ▲남관진 창건비(유형문화재) ▲용암리 지석묘군(유형문화재) ▲비비정지(기념물) ▲『망우당행록』(유형문화재) 등 다섯 건이 심의를 통과, 정식 완주군 향토문화재로 공고될 가능성이 크다.
덧붙일 얘기는 1차·2차 심의에서 보류됐던 문화재도 다시 심의를 거처 보호해야 한다. 사물은 인정해 줘야 가치가 오르고 가치가 있어야 보고 배운다.
아이 낳으면 출생 신고, 결혼하면 혼인 신고하며, 집 지으면 건축대장에 올린다. 이래야 비로소 제구실을 한다.
이웃 전주시는 전주 역사와 정체성, 시민 기억이 오롯이 담긴 유·무형 문화자산이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유산이라며 <미래유산 보존위원회>를 열어 2017년 12월 20일 지정 사실을 밝혔다.
‘충경사, 동학농민군 전주입성비, 곤지산 초록바위, 전주역 터, 미원탑 터, 장재마을, 남부시장, 모래내 전통시장, 삼천동 막걸리골목, 한지 제조기술, 미술거리, 전주동물원, 약령시거리, 행치마을, 어은쌍다리, 전주종합경기장, 호남제일문, 문화촌 공공건축물, 서학동 예술마을, 노송동 천사’….
완주군의 『망우당행록(忘牛堂行錄)』은 회안대군 사적이다. 완주문화원 배순향 사무국장이 일을 새로 맡으며 원보 『만경강』을 복간했고, 여기에 회안대군 특집이 실려 종중에서 『종보(宗報)』를 창간하자 지식인의 인식이 확 바뀌었다.
2020년이 마침 회안대군 종세 600년 꺾어지는 해인데 그냥 넘겨서는 도리가 아니라며 학계와 행정 당국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반가운 일이다.
『망우당행록』 가운데 ‘탁의단충무사생(卓矣丹忠無死生) 호연현리유애영(胡然玄理有哀榮) 삼삼송백산전로(森森松柏山前路) 절사응전유모명(節士應傳柳某名)’ 이 시 명문이다.
회안대군이 유숙(柳肅)에 대해 썼으나 어찌 보면 본인 생각과도 같게 보인다. 인명은 하늘에 매었고 매사는 사람이 이끌어간다.
완주 힘을 하나로 모을 사람이 많아야 하고 완주 13개 읍·면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우리 곁에서 가장 두려운 사람이 ‘청이불문(聽而不聞)’이다. ‘듣고도 못 들은 척’ 하는 그 사람 말이다.
바른말 배배 꼬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볶는 무쇠솥바닥 깨 튀듯 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