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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희 교수 |
ⓒ 완주군민신문 |
현재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사회에서 다양한 민족의 유입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음은 기정화된 사실이다.
지속적인 경제 개발로 인하여 노동자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1980년대 말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증하였고, 급속한 도시화는 농촌 남성의 결혼문제가 국가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등록외국인은 100만2742명으로 결혼이민자와 유학생의 증가로 100만명을 넘었으며, 국제결혼의 비율도 10%를 넘어선지 오래이며, 2020년이 되면 160만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는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에 대비해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였으며 법무부,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각 부처에서 다문화관련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다문화지원정책을 쏟아낸다고 하더라도 일반 시민들의 의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각종 지원책이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다문화’라는 용어만큼 화두가 되는 것이 없다. 현재 각종 공공기관, 사회복지관련 기관 및 기업에서 결혼이주민들, 다문화가정을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과 행사는 한부모가족, 새싹가정, 부모의 양육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정주민 가정의 아동들에 비해 현란하게 보일정도이다.
그러나 이렇게 쏟아지는 관심과 서비스들과는 달리 실제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다문화가정(결혼이주민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의 대다수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동남아권임)에 대한 편견과 차별 사례는 무수하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소외와 부적응 현상들, 다문화가정 내에서의 이주민 여성들의 열악한 위치, 한국인 남편과 시부모님들 조차도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사회 주민들과 사회적, 제도적 계층화는 다문화 사회에서의 사회적 통합의 걸림돌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현실이다.
이러한 불균형적인 상황 하에 다문화사회에서 필요한 시민교육을 고민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하겠다. 시민교육은 한 사회의 구성원인 시민들이 올바른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로 다문화사회에서의 시민성은 ‘다문화적 시민성’으로 논해 볼 수 있다.
다문화적 시민성이란 단순하게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전체적인 차원에서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생각할 줄 아는 시민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위한 세 가지 기본적 원칙으로 첫째, 모든 인종의 평등성, 둘째, 모든 문화의 존중성, 셋째, 동일한 지원성을 들 수 있다.
첫번째, 모든 인종의 평등성이라는 측면으로, 우리사회에서 먼저 강조되어야 할 점이 인권적 감수성이라 하겠다. 우리사회에서 취약계층,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성이 인종차별성과 연결되는 것으로 인권적 감수성이야말로 우리사회의 다문화시민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두번째, 모든 문화에 대한 존중성의 측면이다. 다문화가정구성원들이 단순히 취약가정의 서비스 대상자로서만이 아닌 한국사회에서의 공급자의 역할과 다문화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들의 이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는 데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며 수월한 방법의 하나라는 것이 경험적 신념이다.
세 번째, 동일한 지원성이라는 측면이 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의 다문화정책에서의 주요 이슈는 정책에 녹아 있는 ‘동화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동화주의와 동화를 위한 지원은 분리되어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인간의 개인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동화과정은 필요하다. 동화과정에서 사회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기득권자의 관점이 아닌 소수자 중심의 지원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범주에서 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을 보장해주는 것이 진정한 다문화주의라하겠다.
타민족이나 이질적 문화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소수집단에 대한 존중성이 하루 아침에 형성되고 바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시도에 의해, 또한 서로가 함께 살아가는 경험들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지고 배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많은 어려움과 걸림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문화사회를 좀더 올바르게 살아 내보려는 우리들의 이러한 노력이 있는 한, 긍정적인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도록 한다.
/이성희 = 우석대학교 교수, 완주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