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행정통합과 관련, 주민투표가 임박함에 따라 찬·반 갈등이 더욱 격해지고 있다.
특히 김관영 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의 이전에 없었던 갑작스런 행보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정치 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역 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김 지사는 아내와 함께 지난 21일 삼례읍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전입신고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완주군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통합반대 측 주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문제는 온라인으로도 전입신고가 가능한데, 굳이 언론을 통해 완주로의 이사 계획과 전입신고, 장소 등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되레 통합 반대 주민들을 자극하고, 갈등을 야기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평일 근무시간에 도청 직원들까지 동원해 전입신고를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김 지사가 조용히 전입신고를 하고, 진정성 있게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를 사전에 공식화하고 눈에 띄는 행보를 기획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촉발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전북특별자치도당도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김관영 도지사의 완주군 전입신고가 주민 갈등을 심각한 양상으로 격화시키고 있다”며 “도지사의 전입신고가 행정적 절차라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일정을 언론에 사전 공지한 ‘정치행위’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통합 찬반이 팽팽한 상황에서 행정 수장의 일방적 전입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이는 논쟁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며, 사실상 통합을 압박하는 행위이자, 정치인의 책임 있는 행보가 아닌 재선을 위한 정치적 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의 행보에도 ‘진정성과 신뢰성이 결여됐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언론을 통해서만 통합 추진 계획 등을 발표하며,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불과 주민투표를 한 달여 앞에 두고 ‘완주-전주 통합 출근길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완주 전통시장 장보기와 기업인 면담 등으로 주민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삼례 주민 A씨는 “평소에는 잠잠하다 주민투표가 얼마 남지 않자 부랴부랴 행동하는 모습은 가식적이고, 군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우범기 시장은 시간 낭비하지 말고 전주시 부채를 줄여서 시민들을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게 할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의 빨라지는 통합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완주군민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