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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생강으로 올해 연매출 15억 원 목표... 생강체험 등 복합문화센터 건립 ‘꿈’

원제연 기자 입력 2024.02.23 11:14 수정 2024.02.23 11:14

(완주 기업인 / ‘홍삼이 생강날 때’ 송승관 대표)
“‘늘 하던 대로’로, 초심 잃지 않고, 사랑받는 기업인이 되겠습니다”

완주생강으로 7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30대 젊은 기업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용진읍 지암안길 34에 위치한 ‘홍삼이 생강 날 때’ 송승관 대표로, 올해 34살이다.

송 대표는 동갑내기 아내 임정아씨와 함께 지난 2019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맨 처음에는 10평 규모의 아파트 작은 상가에서 편강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2년 뒤, 2021년 4월에 현 위치에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시설을 갖춘 가공 공장을 짓고,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차별화’와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편강은 과감히 정리하고, 생강청을 주력제품으로 앞세워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일정 조건을 갖춰야 진입할 수 있는 우체국쇼핑몰과도 당당히 택배 계약을 체결하고, 오프라인 시장도 점차 늘려나갔다.

그 결과, 사업 초기 7천 만 원이던 연매출이 이듬해 5억, 지난 해의 경우 7억 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는 자그마치 두 배인 15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소비자의 연령, 기호 등에 맞춰 레몬생강청, 생강식혜 등 제품의 가짓수를 늘렸던 게 주효했다.

지난 해 농림식품부의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사업자 선정을 기반으로, 향후 완주생강을 맛보고,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를 짓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송승관 대표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회사 설립, 녹록치 않은 현실

송승관 대표의 고향은 용진읍으로, 송기철(62)·이숙희(58)부부의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용봉초와 용진중을 졸업하고, 공고에 진학했다. 사업하기 전, 거제도 조선소에서 학창시절 배운 용접을 하다 1년 뒤 그만두고, 2014년도에 완주산단의 회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스트레스 등으로 직장생활은 흥미를 느끼지 못해 결국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아버지의 권유로 농사를 시작했다. 부친은 15년 넘게 인삼·생강농사를 짓고 있다.

열심히 농사일을 하다 2017년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아내와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아이도 생기고, 가장으로서 집안을 돌봐야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결혼한 상태에서 농사를 하다 보니 매월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수입이 일정치 않아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이러면 안 되겠다’고 다짐하고 결국 창업을 결심했다. 먼저, 가족들과 회의를 거쳐 회사명을 ‘홍삼이생강날때’라고 정했다. 얼핏 제품 브랜드라고 착각 할 수 있지만 회사이름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친이 농사짓는 ‘홍삼’과 ‘생강’이 들어가 있으면서, 읽을 때 ‘생강’이 ‘생각’으로 발음돼 쉽게 회사명을 기억할 수 있다.

어째든 2019년 용진 덕천하이트 아파트 앞 상가에 10평 남짓 작은 사무실을 얻어 아내와 둘이서 생강과 인삼을 가공해 편강과 홍삼엑기스를 만들어 판매했다. 하지만 소규모로 시작하다보니 판로에 어려움이 많았다.

“창업하면 잘될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해보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봉동에 생강공장도 많아 경쟁하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 완주전주신문


■ 제품 차별화로 경쟁력 갖춰

1년 뒤, 본격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지금의 위치에다 공장을 짓기로 결정을 내리고, 좁은 사무실을 정리했다. 그리고 2021년 4월에 공장 신축을 완료하고, 그간 밤을 새워가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열심히 만들어 판매해 모은 돈으로 착즙기 등 기계 설비를 하나하나 구입했다.

마침내 3개월 뒤인 7월부터 생강청 생산에 들어갔다. 제품은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했다. 당시 코로나 상황이어서 면역력 증진과 감기예방에 좋은 생강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생강청 주문량도 폭증했다.

주력 제품이었던 편강은 일손, 복잡한 생산과정 등 여러 이유로 맞지 않아 과감히 접고, 생강청 판매에 집중했다.

물론 차별화를 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다수의 제품이 봉동생강 고유의 매운 맛 보다는 단맛이 난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래서 자사제품은 첨가물 없이 생강을 착즙하기로 했다. 그러니 매운맛이 진할 수밖에 없다.

제품 가짓수도 늘렸다. 오리지널 생강청만 판매하다보니 50대 이상만 구입하게 돼 젊은 층 공략을 위해 레몬생강청, 모과생강청, 대추생강청, 식혜 등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다양화했다.

이 가운데 레몬생강청은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어 생강청과 함께 효자 제품으로 떠올랐다.

첨가물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생강 식혜도 주문량이 늘고 있다.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다 찾아낸 게 바로 식혜다. 식혜라고 해서 무조건 생강이 들어가 있지 않단다.

“경기도, 서울, 강원도 지역 휴게소에서 파는 식혜는 생강이 들어가 있지 않아 맛이 밍밍해요. 구입해서 성분표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생강식혜는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이나 단체에서 답례품으로 구입하는데, 실제 마셔본 사람들은 식혜의 대명사로 불리는 비락 등의 기업 제품과 견줘 봐도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 온·오프라인 매출 고공행진

사업 초기, 판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에다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인 우체국쇼핑몰, 그리고 카페 등 오프라인까지 장착함으로써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공장을 짓고 사업을 시작할 당시 매출이 7천만 원이었으나 이듬해 5억 원, 지난 해의 경우 7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자그마치 15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아내와 둘이서 제품을 만들고 포장해 판매했지만 주문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동생 아랑(32)씨도 합류하는 등 직원이 5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당해 낼 수 없어 아르바이트까지 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란다.

특히 완주우체국(국장 백만숙)과 계약택배를 체결함에 따라 매출 증가는 물론 회사 경영에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계약 택배 조건이 맞지 않아 직접 우체국에 물건을 맡기러 갔어요. 그렇게 한 달 정도 하면서 광고비를 투자해 쇼핑광고 노출을 하니 구매가 많이 이뤄지고, 조건을 충족시켜 우체국과 계약택배를 하게 됐죠.”

우체국쇼핑몰의 경우 쿠폰 등 지원사업이 있어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경영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단다.
ⓒ 완주전주신문


■ 복합문화센터 건립 ‘꿈’

창립 5년도 안 돼 생강청 매출이 전라북도에서 1위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홍삼이생강날때’는 크게 성장했다.

송 대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거침없이 아내 임정아씨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부친이 창업을 계속 반대했지만 아내는 송 대표를 믿고, “한 번 열심히 해보자”라며 무한신뢰를 보내줬다.

아내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공장부터 짓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인터뷰 도중 아내 임정아씨는 “남편이 정말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해서 어떻게든 잘 먹여 살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도전해보라고 했다”며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만큼 성장했지만 아직 30대라 이루고 싶은 꿈도 많다. 지난 해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발판삼아 앞으로 생강과 농촌체험을 결합한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참고로 ‘농촌융복합산업’이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농촌에 존재하는 자원을 활용, 농업 등 각 산업을 분야별로 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송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완주를 대표하는 상품을 만들고 싶단다.

“전주하면 초코파이를 떠올리듯, 완주에 가면 꼭 들러서 사야할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 다음으로, 완주생강을 맛보고,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를 지은 뒤, 완주를 넘어 전북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머지않아 이뤄지기를 희망하며 송 대표의 끝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늘 하던 대로’라는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일을 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지역주민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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