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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340회-통합 745회) :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admin 기자 입력 2021.07.16 08:12 수정 2021.07.16 08:12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 이승철 = 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전주역 현판, 호남제일문 글씨 누가 썼시유?”, “강암 송성용 선생 글씨입니다.”, “어떻게 아시오?”, “그 옆에 서자 이름이 있습니다.”, “풍남문 석 자는 누구 글씨요?”, “모릅니다.”, “전주 분이 그것도 모르시유”, “현판에도 『전주시사』에도 서자 이름이 없습니다.”

이름을 밝혀 두지 않으면 모르기 마련입니다. 애국가 작사자 미상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러기에 공석에서 제안하여 채택된 여덟 가지를 밝혀드립니다. ①우주로(紆州路):삼례·봉동지역 도로명) ②우주공원(紆州公園):봉동읍 공원 이름) ③선모재(先慕齋):진주임씨 시조 衡:형의 재각) ④현성당(賢聖堂):전라중학교 강당 ⑤『만경강』:왕주문화원보(원장 구영철) 제호(題號) ⑥월파당(月波堂):마전 전주이씨 황강공파 700년 집성촌 종중관리사무실) ⑦소양루(所陽褸):정재윤 면장 재임 시 면사무소(주민자치센터 세움) 누각(樓閣) ⑧중전(中全)빌라:김종환 건축업자 진북동 반촌). 그런데 뒤의 ‘빌라(시골 저택, 별저, 별장, 교외 주택을 이르는 말)’를 붙여 좀 어색한 명칭이 됐습니다.

△그런가하면 도둑맞은(?) 이름도 있습니다. 이서면 전북혁신도시에 도서관을 지으며 이름 공모를 하기에 역사책과 고전을 뒤져 <콩쥐팥쥐도서관>을 제시했는데 당선작은 <이서콩쥐팥쥐도서관>으로 정했습니다. 설명은 제 것을 보았고 발표는 ‘이서’ 붙은 걸 채택했습니다. 그냥 웃고 넘어갔습니다.

△완주 삼봉도시 도로명 제정 과정에서는 삼례 분의 반대로 ‘김춘배로’가 부결 됐습니다. 이것저것 자랑이 아니라 앞으로 갑갑해 하실 분의 의문을 덜어 드리고자 밝혀둡니다.

△지금 50-60-70대를 가르쳐 출세시키려 쌀자루 머리에 이고 버스에서 노송동, 인후동, 완산동 자취방, 하숙집 찾으시던 당시 어머니일수록 허리가 더 굽었네요. 그 집 남편 일찍 떠나 50년을 홀로 사시네요. 시내버스 타고 내리기 힘이 들면 늙으셨습니다. 침대에서 방바닥에 다리가 쉬 닫지 않으시면 노쇠(老衰)라고 합니다. 켜 놓은 촛불 새벽녘 가물가물 바람 한 번 휙 불면 꺼집니다.

△이존화씨 부인 정 여사가 3대 총선거기간 중 율곡리 이재규 집에 들어서자마자 집안 손부 국영순을 처음만나 한 인사입니다. “너도 이가 집안에 시집와 고생깨나 하겠구나!” 70년이 지난 지금 국영순은 ○○○○요양병원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고산읍내 고 서성수 옹 1960년대 서울백남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사람 사는 건 운명인가요? 고산에 내려와 과일에 손을 대어 만년 어렵지 않게 살았지요. 일평생 순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가을에 대추를 떨어다 강변에 널었는데 아침에 나가보니 어젯밤 비로 수십 석이 다 떠내려갔습니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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