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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아이들의 소중한 꿈,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

원제연 기자 입력 2018.02.02 11:25 수정 2018.02.02 11:25

(탐방-둔산리 자율방범대)
2017년 7월 발대식 갖고 ‘연합자율방범대’로 첫 발 내디뎌
둔산파출소와 함께 둔산리 지역 안전 위한 지원군 역할 톡톡
황재석 대장, “솔선수범하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단체될 터”

지난 23일 저녁 9시, 영하의 날씨에 찬바람까지 세차게 불었다.

여느 때와 똑같이 동절기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쓴 뒤, 귀마개에 장갑, 목도리까지 칭칭 동여매고, 사무실에서 나와 상가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9시 40분, 우동공원에 도착,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우범 지역을 순찰했다.

그리고 맞은편 봉서초와 봉서중학교 인근 골목을 지나 둔산공원 도는 것을 끝으로 야간 방범 활동을 마무리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11시. 강추위에 얼굴은 주홍빛으로 변했고, 손과 발도 얼어붙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순찰 일지를 꼼꼼히 기록한 뒤 집으로 향했다. 둔산리자율방범대(대장 황재석)대원들의 두 시간동안의 방범활동을 정리해봤다.


■ 자율방범대는?

주민 스스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범죄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의지와 부족한 경찰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율적인 주민야경제(住民夜警制)에서 출발했다.

한마디로, 주민들이 지구대 및 파출소, 치안센터의 지역경찰과 협력해 범죄예방을 하고자 결성한 자율봉사 조직이다.

주요 임무는 취약지역 순찰, 현행범체포 등 범죄 예방 활동, 범죄현장 및 용의자 발견시 신고, 경찰과 합동근무 시 신고 출동, 관내 중요한 행사 시 보조역할 등이 있다.

현재 야간 방범 순찰, 통학로·학원가·귀갓길 순찰,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등 우리 주변 곳곳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황재석 대장(사진 한가운데 사복)이 둔산파출소 개소식 후 대원들과 함께 지역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다짐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완주전주신문


■ 둔산자율방범대 창립

둔산리자율방범대는 지난해 6월 둔산리 한 음식점에서 지역 주민 35명이 모여 첫 모임을 갖고, 출범을 논의했다.

이후 7월 봉동주민자치센터에서 발대식을 개최하고, 둔산리 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특히 기존 자치방범대에서 경찰서 신분조회를 거쳐 연합자율방범대로 승격돼 제도권 내에서 활동 지원 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8월 7일부터 둔산자율방범대는 밤 9시부터 11시까지 매일 두 시간씩 5개조로 나눠 본격적인 야간 방범활동을 시작했다.
ⓒ 완주전주신문


■ 파출소와 함께

둔산리자율방범대 출범과 함께 지난해 8월 9일 완주산업단지 중심부인 둔산지역을 전담하는 둔산파출소(소장 이경호)가 문을 열면서 1만8천여명의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부족한 경찰인력을 50명에 이르는 방범대가 메울 수 있어 둔산파출소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게 돼 보다 촘촘한 치안안전망 구축이 가능해졌다.

둔산리 주민들 또한 둔산파출소와 둔산리자율방범대라는 든든한 양 날개가 있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 완주전주신문


■ 아이들의 소중한 꿈 지킴이

둔산리에는 봉서초등학교와 봉서중학교 등 학교 두 곳이 있다.

이곳에서 미래 완주 꿈나무들이 커가고 있다.

둔산리자율방범대는 이런 어린 꿈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안전하게 생활하는 데 초점을 두고 범죄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둔산리의 경우, 아파트 인근에 상가와 산업단지까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범죄에 취약해 학생들이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에 맞춰 야간 방범활동에 총력을 쏟고 있다.

또한 ‘아동지킴이’를 운영, 긴급 상황 발생 시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아동지킴이’로 지정된 가게로 들어가면 주인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약국, 학교 앞 문방구 등 일부 가게에서만 운영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완주전주신문


■ 우리만의 색깔

둔산리자율방범대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둔산리 주민이라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순찰조끼를 입고, 야광봉을 들고 야간 방범 순찰을 하는 모습을 한번쯤 보았을 것이다.

어른들, 남자들만이 아니라 어린 자녀들도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지역 안전을 위해 거리로 나선다.

여느 방범대에서는 볼 수 없지만 둔산리자율방범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익숙해진 풍경이다. 이것이 둔산리자율방범대만이 가진 색깔이다.

어린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다보니 ‘우리 지역을 내가 지킨다’는 자부심, 애향심을 갖게 되고,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을 통한 친밀도 향상, 거기에다 가정 화목은 덤으로 얻는다.

야간 방범활동 뿐만이 아니다. 관내 주요행사 때에도 주차관리 요원으로 나서고 있다.

둔산리자율방범대는 지난 해 방범활동을 열심히 했던 아이들에게 연필, 연필깎이, 지우개, 노트 등 학용품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다.
ⓒ 완주전주신문


■ 전북 최초 외국인과 함께

둔산리 지역에는 완주산업단지 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다 보니 주민들도 거리감을 두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타국의 낯선 환경에서 여전히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두꺼운 담벼락을 허물기 위해 둔산리자율방범대가 전북 최초 외국인과 함께 방범 순찰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황재석 대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소통’의 힘이다.

현재 완주 산단 외국인 근로자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좋은이웃’ 정용기 대표와도 협의를 마쳤고, 긍정적인 답변도 얻었다.

둔산리에서 방범대원과 외국인근로자가 함께 야광조끼를 입고 도보순찰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

황재석 둔산리자율방범대장은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뜻을 모아 준 우리 둔산리자율방범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지역에 꼭 필요한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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