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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문 밖 너른 마당(164회-통합 569회) 대한산업보건협회

admin 기자 입력 2017.12.15 11:18 수정 2017.12.15 11:18

대한산업보건협회

↑↑ 이승철=칼럼니스트
ⓒ 완주전주신문
가관이나 단체마다 전문성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첫 눈에 들어오는 선입견이 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말이니 건강검진 어서 받으라기에 ‘대한산업보건협회’ 마당에 들어서자 주차 안내를 잘해 주어 첫 인상이 좋았다.

접수처 직원이 반기며 순서에 따라 검진이 진행되는데 대체로 시설이 깨끗하고 종사원마다 친절하다.

내과 진찰실에 들어섰다. 묻는 대로 대답했고 망설이다 밤잠에 대한 약점을 말하니 진지하게 들어주며 설명 역시 자세하다.

여기까지야 보통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의사가 벌떡 일어나 책꽂이에서 손수 자료를 찾아 건네준다.

‘한국의학원 총서?’『일차 진료의를 위한 약처방 가이드』 대한내과학회 발행 개정2판 ‘불면증의 비약물적 치료-인지행동 치료’편이다.

▲‘자극조절교육’ ▲‘수면위생’의 설명이 아주 쉽다. △낮잠을 자지 말며 자는 경우는 10∼15분으로 제한하고 △걷는 운동은 40분 정도를 하되 3일에 한 번은 꼭 하란다. △운동 효과란 3일 뒤에 나타나므로 이래서 3일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커피-홍차-콜라-초콜릿을 먹지 말며 △술도 삼가하고 △잠들기 3시간 안에는 많이 먹거나 마시지 마란다. △밤에 시계 보지 말고 △침대는 자기 위해서만 써라 강조하는 담당 의사는 강남부(姜南富) 박사(?)이다.

‘건강-배려-소통-실천-친절’이 이 협회의 사훈. 머무는 동안 본 바를 사훈에 대입해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구나 탈나면 병원에 가고 병원 들리면 의사를 만나는데 의사를 포함한 종사자마다 위의 사훈처럼만 한다면 크게 소문이 날 것이다.

모래내에서 개업한 푸른솔치과(원장 안낙현)가 우아동으로 이사 한지 오래이나 수십 년 다니는 건 친절성 때문이다.

어디를 가나 의사 호칭이 어렵다. 선생-박사-과장-교수-원장 어떻게 불러야 옳은가. 한 때 ‘내과 과장’, ‘외과 과장’하던 예수병원에 지금은 진찰실 입구마다 ‘○○○ 교수’라고 표시했다.

백제로 ‘○○○과’는 방마다 ‘원장’이다. 의사에는 명의(名醫)와 양의(良醫) 구별이 있다는데 어느 신문에 ‘의사가 환자 성폭행’ 운운 듣기 거북하다. 양의의 짓은 아닌 걸로 짐작되나 의사 망신을 시킨 몹쓸 짓이 아닌가.

80대 노인과 함께 자는데 한 친구 식사를 마치자마자 약봉지를 꺼내든다. 열 알이더라. 놀랐다. 이튿날 약 안 먹던 본인이 치과병원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자 3일분을 지어준다.

건강검진기관 처방 따라 한 달분을 지었다. 병원가면 약봉지 들고 다니기 마련, 죽을병이 아니면 약 덜 먹는 게 현명한 건강관리가 아닐까.

전에는 감꼭지, 파뿌리, 도라지를 달여 먹어도 약이 되었다. ‘100살까지 살아라.’ 이 말 듣기 싫은 사람이 정상인이다. 약 욕심 나이 욕심 이게 노욕(老慾), 가족이 더 싫어한다. 배식대에서 음식 많이 담아가 먹다 남기는 궁량 머리를 고쳐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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