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구형 암 발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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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원장 |
ⓒ 완주군민신문 |
최근 들어 국내 암 발생 지표가 바뀌고 있다.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국가 암등록 자료를 활용해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남성에선 위암, 폐암, 간암의 발생률이 줄어들고 있고, 여성에선 간암과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반면, 대장암과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늘고 있고, 여성에서도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폐암의 유병률이 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양상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2000년대 초에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흥미로운 논문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비만이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비만은 상당히 많은 암과 관련이 있다. 대장암, 직장암, 폐경 후에 발생하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갑상선암, 침윤성이 강한 전립선암, 흑생종(피부암), 담도암, 비호즈킨성 림프종 등이 비만과 관련 있는 암들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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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0~40만명 비만인구 늘어
최근 들어 국내에서 비만 유병률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보면 19세 이상의 성인 비만(체질량지수≥25kg/m2) 유병률이 1998년에 26.0% 정도였으나, 2008년엔 30.7%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연간 30~40만 명 정도의 비만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고도비만(체질량지수≥30kg/m2)의 경우도 1009년 2.4%에서 2008년엔 4.7%로 2배 가까이 급증하였다.
특히 고도비만의 증가양상은 20대와 30대에서 더 뚜렷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의 생활과 식습관이 서구화됨으로써 인해 지방 섭취의 비율이 높아지고 신체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비만인구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비만관련 암인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젊은 연령 측에서의 비만인구의 증가는 이들의 남은여생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국내 고도비만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이로 인해 비만관련 암 발생의 위험도 심화되어 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럼 비만이 질병을 일으키는 기전은 무엇일까? 여러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미리 정리해 보면 비만은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암들의 발생에 기여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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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할수록 암 성장 빨라져
대표적인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들로는 인슐린저항성, 체내 염증반응, 호르몬영향, 아디포카인, 물리적 자극 등이 있다. 비만해질수록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과도하게 분비된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등의 작용으로 암의 성장이 빨라진다는 가설이 있다. 최근에 아주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지방조직은 단순히 체지방을 저장하는 기관이 아니라 다양한 장기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다양한 물질들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다.
이러한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물질들을 통틀어 아디포카인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아디포카인으로 렙틴, 아디포넥틴 등의 물질들이 있는데, 이들 물질들이 암의 발생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는 아주 흥미로운 특성이 있다. 폐경 전에는 비만한 여성이 유방암에 덜 걸리는 경향을 보이나, 폐경 후 에는 비만할수록 유방암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폐경전후의 차이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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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선암·아시아-편평상피암 잘 걸려
비만이 식도암을 일으키는 기전으로는 과도한 복강내 지방의 축적이 위를 비롯한 소화기계 장기들에 압박을 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식도로의 위산 역류가 많아져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비만과 식도암과의 연관성은 아시아인들에게서 확실히 적립된 바가 없다. 오히려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분석결과 오히려 비만한 사람이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암의 종류와 관련이 있다.
식도의 선암(adenocarcinoma)은 위산의 역류와 관련되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암이다. 반면에 식도의 편평상피암은 흡연과 관련성이 높은 암이다.
아시아인들의 복강에 축적된 체지방의 양은 서구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장기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압박이 적고, 이로 인해 위산역류로 인한 선암의 발생이 서구인들보다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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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줄이면 암 재발률 낮아져
비만은 게다가 암환자의 예후까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운동을 시키고 체중을 감소시켰더니 유방암 재발률이 낮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이렇게 비만은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이다. 서구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암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비만관리는 이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순형 내과의원=063-245-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