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면 경천리 오봉마을에 사는 송명운(56)씨. 그는 경천에서 복분자, 곶감, 대추, 오디 등을 재배· 판매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천면사무소 옆에 ‘하늘의 은혜, 자연의 사랑’이라는 뜻을 담은 ‘천혜귀감’이라는 간판을 걸고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처음 명함을 건네 받고 명함에 빼곡이 적힌 그의 프로필을 훑어봤을 때 그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또한 검게 그을린 구리빛 피부, 주름진 얼굴에서 자연스레 묻어나는 송씨의 환한 미소에서 평생을 억척스럽게 땅을 일구며 사는 농부의 모습과 우리네 아버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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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명운 대표 |
ⓒ 완주군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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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은 송씨를 ‘고지식하고 너무 정직해서 손해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호주머니보다 남의 호주머니를 먼저 걱정하고 챙기다 보니 송씨의 곳간은 비어있는 날이 많았다.
“정직한 성격 탓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물론 속상해서 말다툼도 했죠. 장사라는 게 어느 정도 이익이 생겨야 살림을 하는데 늘 손님들의 입장만 생각하다 보니 예전에는 본전도 못 챙기는 경우가 허다했어요.”
30년 넘게 한 이불 덮으며 살아온 아내 강인순(51)씨가 잠시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처럼 평생을 ‘정직’을 자신의 최고의 무기로 손님들에게 제품에 믿음을 담아 판매한 결과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밀려오고 관내에서 소문날 정도로 유명한 농업 경영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지금은 손님들이 얼굴 보고 싶다며 먼 곳도 마다않고 직접 방문해 곶감 등을 구입해 갑니다. 손님이 아니라 가족이나 다름없죠.”
완주군수상, 전국경영인대회 우수상, 농업기술센터 소장 상 등 우수 농산물을 판매해 많은 상을 받았고, 학교봉사에 헌신한 노력의 댓가로 받은 교육장상, 평등부부상, 전주원협, 완주 라이온스상도 50여년 동안 정직하게 살면서 얻은 댓가다.
무엇보다 송씨는 완주 팔품 중 하나인 ‘경천 대추’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에 완주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경천은 과거에 대추농가가 많았지만 얼마 전에 저사리병 때문에 대추생산이 크게 줄었어요. 경천대추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 군과 지역주민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송씨는 인터뷰 내내 경천대추에 대해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복분자 판로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송씨는 직접 농사지은 복분자를 이달 말까지 kg당 1만3천원하던 것을 5천원으로 할인 판매한다며 홍보해 줄 것도 빼놓지 않았다.
어릴 적 가난 때문에 ‘부농’의 꿈을 꾸었던 송명운씨. 이제는 1만평을 소유한 농장의 대표가 되었고 아내 강씨도 경천면새마을부녀회에서 연합회장과 완주군 새마을 부녀회 부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일본에서 들여온 ‘대행무’라는 감나무가 동해를 입어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재도전해서 성공을 거두고 싶어요.”
‘흙을 닮아 정직한 남자’ 송명운 대표의 계획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친다.